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싼 값에 금을 매입해 고가에 팔아 이윤을 남겼던 국내 투자자들이 이제는 중국의 위안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르면 2분기에 중국 위안화가 절상(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하락)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이 지난 2008년 4월부터 판매 중인 '中 위안화보통예금'은 지난 19일 1216만9886위안(잔액 기준)을 기록, 지난해 9월 말(564만5838위안)보다 6개월여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이 예금의 모든 입출금 거래는 위안화 현찰로만 거래가 가능하다. 그래서 예금자들은 은행 창구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어 입금하거나 출금한 위안화를 원화로 바꾸어 인출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예금은 금리가 0%일 뿐 아니라 가입 때 약간의 수수료를 떼는데도 위안화 예금이 늘어나는 것은 앞으로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도 위안화 조기 평가절상 전망이 높아지자 위안화 투자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산은자산운용은 지난달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산은위안화오퍼튜니티 채권형' 펀드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삼성증권도 이달 초 위안화 강세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출시했다. 예컨대 위안화가 5% 절상되면 3.5%의 수익률을, 10% 절상되면 15%의 수익률을 돌려주는 식이다.
이와 반대로 최근 금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금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투자자들이 신한은행을 통해 금 실물(實物)을 매입한 양은 2007년 10월 2300g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1년 후인 2008년 10월 말에는 19만5600g으로 크게 늘며 인기를 끌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며 금을 보유하려는 사람이 증가한 까닭이다. 하지만 올 2월 말 현재 금 실물 매입량은 6000g으로 크게 줄었다.
위안화 투자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국정부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이르면 2분기에 위안화 가치가 뛸 것이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 저우샤오촨 총재는 최근 전국인민대표회의 기자회견을 통해 절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도 이에 대해 언급하는 등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올 하반기에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반기보다 5%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고, 중국 국제금융공사도 올해 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지금보다 3~5%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무역 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일본과 중국의 무역에서 첫 위안화 결제 거래가 이뤄졌다. 지금까지 중국 기업들과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무역결제에서 주로 달러를 사용해왔지만 중국이 지난해 7월 위안화 위상 강화를 위해 위안화 무역결제 규정을 일부 완화한 후 위안화로 무역결제를 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중국 수출경기의 추세적인 회복세가 확인될 때 중국정부가 위안화 절상에 나서 연간 3~5% 정도 절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시점은 올 2분기 중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위안화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규제를 대규모로 완화, 위안화 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안화가 장기적으로 서서히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