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을 맞아 증시에 한계기업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코스닥시장은 물론, 건실한 기업이 상장돼 있는 유가증권시장도 자본잠식이나 감사의견 거절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는 최소한 해당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증시에 투자 주의 공시 잇따라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기타시장안내 공시를 발표한 종목은 현재까지 50개를 훌쩍 넘고 있다. 기타시장안내는 해당 종목의 자본 잠식률이 50%를 넘거나 연간 매출액이 30억원을 밑도는 등의 사유가 발생,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클 때 나오는 공시다.

실제로 기타시장안내나 감자(減資) 등의 공시가 나오면, 해당 종목의 주가는 급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15일 관리종목 지정을 공시한 소리바다미디어는 16일부터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사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힌 엘림에듀는 지난달 말 1300원대이던 주가가 18일 270원으로 급락했다. 지난 11일 대표이사의 회사 자금 횡령 사실을 공시한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상장폐지 '무풍지대'로 여겨지던 유가증권시장도 올해는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회생절차 신청이나 자본 잠식 등의 이유로 투자 유의 종목에 지정된 종목만 10개가 넘고 있다. 지난 10일 전액 자본 잠식을 공시한 금호산업은 이달 말까지 자본 잠식 사유 해소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될 수 있으며, 인삼 관련 업체인 고제는 지난 12일 감사인의 의견거절 사유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주총일정 공시 안한 기업 주의를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이유없이 감사보고서 제출을 늦추는 기업은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행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르면, 모든 상장기업은 주주총회 개최 2주 전까지 주총 일자를 공고해야 하고, 주총 1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모든 상장기업이 3월 말까지 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모든 상장기업은 아무리 늦어도 지난 16일까지 주총 일자를 공시해야 했으며 오는 23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일부 코스닥기업은 아직 실적 공시는 물론 주총 일정마저 밝히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아직 주총 일정을 공시하지 못한 기업은 내부적으로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의견 거절을 받은 35개 회사 가운데 29개 회사가 기한 내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은 공시 즉시 매매거래 정지에 들어가며, 2주 내에 의견거절 사유를 소명하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단일순 거래소 시장정보분석팀장은 "현재 거래소는 물론,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회계 부정이나 횡령 등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감사보고서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