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못난이'로 불리던 일본 펀드가 이번에야말로 살아날 수 있을까. 거의 모든 펀드 전문가들로부터 '투자 않는 게 좋겠다'는 평가를 들었던 일본 펀드가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 작년 해외 각국 펀드상승률에 크게 못 미쳤던 일본 펀드들이 최근 들어 회복 중이다.
◆일본 펀드 인상적인 회복세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닛케이평균의 1개월 상승률은 6.8%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45개 일본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들은 평균 4.47% 수익을 올렸다. 3개월 평균 수익률도 4.48%에 달해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인 -1.83%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수가 쾌재를 부른 만큼 지수 등락률을 그대로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들의 성과가 특히 좋았다. KB운용의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상품형)A'의 1개월 수익률이 6.21%로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의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1(주식-파생형)A'도 5.49% 올라 뒤를 이었다. 문경석 KB운용 이사는 "인덱스펀드에서 선물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선물 투자분은 증거금에 대해서만 환 헤지(환 위험 회피)하므로 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라고 말했다.
일반 주식형펀드 가운데선 피델리티운용의 '피델리티재팬증권자투자신탁A(주식)'의 1개월 수익률이 6.16%, 삼성운용의 '삼성Global Best Japan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A'이 5.95%를 기록해 성과가 좋았다.
◆기업 실적 호전에의 기대감 작용
최근 일본 증시 상승세는 기업 실적에 크게 기댄 측면이 많다. 최근 일본에선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한 상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 증권사들의 일본 수출 기업에 대한 실적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수출 기대감뿐 아니라 유로화와 달러화 약세 전망에 따른 상대적인 엔화 강세를 기대하고 외국인들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일본 증시에서 6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물론 일본 경제 전망은 좋지 않다. 신용평가기관에서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나오고 디플레이션 전망도 나온다. 대신 이에 따라 정부와 일본은행이 수차례 경기부양과 금리 동결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호재가 됐다.
◆환매하고 다른 펀드로 갈아탈까
정말 오랜만의 상승세다운 상승세 덕분에 일부에서는 지속상승 전망도 나온다. 박문경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줄곧 일본증시가 소외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일본증시는 기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세는 아직도 '차라리 이때 파는 게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펀드의 수익률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니, 오히려 환매 시점으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실업률이 지난 1월 4.9%에 달해 높은 편이고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점 등이 장기적으로 일본 경제 성장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일본 펀드 3년 평균 수익률은 -48.92%로 해외주식형 유형평균인 -0.56%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 3년 전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금을 아직 반이나 까먹은 형편이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외면받은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최근 상승세는 착시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일본 펀드를 추가 매수하려거든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확실히 회복 국면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