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로 움직이는 '그린(친환경)' 무인 항공기 시험 제작에 나선다.

보잉은 8일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도 높은 고도에서 오랫동안 운항할 수 있는 수소 연료 시험기 '팬텀 아이(Phantom Eye)'를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릴 데이비스(Davis) 보잉 팬텀 프로젝트 사장은 "5년간의 연구 끝에 무인 항공기 기술을 첨단 수소 추진 시스템과 접목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 초에는 시험기 운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팬텀 아이의 추진 시스템이 이미 지난 1일 자체 시험실에서 80시간 시험을 통과했다고 덧붙였다.

무인수소항공기 팬텀 아이 개발의 바탕이 된 보잉의 무인항공기 X-45C.

보잉의 계획에 따르면 팬텀 아이는 엔진 2개를 탑재하며, 날개 길이는 약 46m로 약 20km 상공에서 4일간 비행이 가능하다. 탑재 중량은 약 200kg. 보잉사는 팬텀 아이를 특정 지역을 성층권에서 촬영하고 감시하는 정찰기로 활용할 방침이다.

보잉은 팬텀 아이 외에도 무인 전투 시험기 '팬텀 레이(Phantom Ray)'와 약 900kg 중량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수소 무인 항공기를 준비하고 있다.

보잉이 공개한 무인 수소 항공기 '팬텀 아이'의 부품들.

최근 세계 각국은 본격적으로 무인 항공기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잉만 해도 1980년대 후반부터 경쟁에 뛰어들어 X-45C와 같은 무인 항공 시험기를 개발해왔다. X-45C는 오는 12월 첫 비행에 나설 전망이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외에도 벨라루스·그루지야·인도·파키스탄·러시아·이란·중국 등 40여개국이 무인항공기를 개발하거나 실전 배치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의 무인 항공기 '샹룽(翔龍)'은 최고 시속 750㎞의 속도로 7000㎞ 범위 내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이란은 작전 반경이 1000km 범위를 넘는 '라드(Raad·천둥)'와 '나지르(Nazir·선구자)'를 개발 중이다. 이스라엘 역시 20시간 이상 연속 비행이 가능한 '헤론TP'를 최근 공개했다.

김재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스마트무인기 사업단장은 "수소 추진 엔진은 연료를 구하기 쉽고 친환경 흐름에도 맞아 각국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연구실 수준에서 전기나 태양열을 활용한 무인 항공기 개발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