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또 다시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상황은 '잃어버린 10년'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방식은 물론 산업정책, 기술 및 상품 개발 등 많은 면에서 일본을 배우면서 그 뒤를 따라왔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최근 일본의 전철(前轍)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과거가 우리의 현재라는 연장선상에서 보면 일본의 현재가 우리의 미래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시장 개방·규제완화로 경쟁력을 높여라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과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거시적 시각과 미시적 시각으로 나눠보기로 하자. 경제 전체의 흐름을 보는 거시적 측면에서는 먼저 일본과 엇비슷한 정도로 닫혀 있는 국내 시장을 순차적으로 개방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한·EU FTA의 조속한 비준은 물론 한·중·일 FTA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상품시장은 물론 노동시장과 서비스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소비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서비스업의 비중 제고 및 생산성 향상은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 전략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고령화·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대비하라

앞으로 경제가 회복되는 추세에 맞추어 정부 재정의 건전성 회복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최우선적인 정책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주요국의 출구전략 시행으로 금리격차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가 극성을 부릴 것이므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급속한 고령화와 청년층의 핵심노동력 이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그에 따른 세대 간 단절현상 등도 정부가 보다 과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다.

자료:세계은행(2010)

비용절감만이 능사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라

미시적 또는 기업 차원에서도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이번 위기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삼성과 LG, 현대 등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은 '품질관리와 비용절감의 상충관계'에 보다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비용절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도요타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품질 면에서는 언제나 '기본에 충실(back to the basics)'한 기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 표준화 동향 파악, 신시장 개척, 마케팅 능력 제고, 꾸준한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신성장동력 발굴 등은 글로벌 기업의 기본일 것이다.
 
글로벌 시장과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라

다른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상시 위기대응체제의 구축으로 글로벌 시장과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글로벌 위기에서 우리 경제와 기업들이 선전(善戰)하고 있는 이유가 10여년 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그간 구조조정에 미온적이었던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이번 위기를 계기로 구조조정을 통해 보다 강한 기업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우리 기업들에 던지는 결론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다음 말이다. "일류기업이 과거에 성공을 거두는 데 도움을 주었던 제품, 프로세스, 조직 형태가 이제는 파멸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생존 기업의 제1법칙은 과거의 성공을 미래의 가장 위험한 요소로 파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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