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600선을 밑돌면서 '스마트머니'(상황 변화에 따라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자금)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주가조정을 틈타 스마트머니의 대표주자인 연기금·사모펀드를 비롯해 민첩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주워담고 있는 것은 낙폭 과대 종목들이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간 급락하다 보니 너도나도 '낙폭과대'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종목이 진짜 낙폭과대주인지 헷갈리기 마련이다.

10일 본지가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들이 내놓은 평균 목표주가(통상 6개월 이후 주가) 대비 괴리율이 높은 종목들을 조사해봤다. 괴리율이란 목표주가와 현재의 주가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예컨대 목표주가 대비 괴리율이 100%라는 것은 현 주가가 100% 더 올라야 목표주가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상승 여력이 높은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화학·건설·은행주 괴리율 높아

조사 결과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446개 상장 종목 중 9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목표주가의 절반을 밑도는 종목(괴리율 100% 이상)이 25개였고, 괴리율이 80~100%인 종목이 26개, 60~80%인 종목이 66개에 달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화학·금융·건설주가 주로 괴리율이 높았다. 대한유화·태경화학·SK케미칼·OCI 등 화학주들은 목표주가가 현 주가를 60% 이상 웃돌았다.

우리투자증권·동부화재·동양종금증권·부산은행·메리츠화재·전북은행 등 증권·은행주들도 최근 남유럽발(發) 재정위기와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주가가 급락, 목표주가 대비 현 주가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호산업·대한통운·금호타이어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주들도 최근 채권단과의 갈등을 겪으면서 괴리율이 높아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KB금융이 4만8000원대 수준까지 떨어지며 목표주가(7만2873원)까지 50%가량 상승 여력이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도 목표주가가 20만1160원으로 목표주가 괴리율이 39%에 달했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올해는 업종 내 2등 종목이나 중형주 등 장기 소외된 종목들이 작년 주도주와의 상승률 격차를 줄이는 '키 맞추기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건설·은행·증권 등 지수 대비 많이 빠진 종목들이 시장이 돌아서면 가장 먼저 튀어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익증가세 체크해라"

하지만 목표주가 대비 괴리율이 높다고 무조건 오를 종목이라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낙관적인 주가 전망에 근거해 일정 부분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목의 실적 추이도 반드시 함께 체크해봐야 한다.

SK증권 최성락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 되는 낙폭과대 종목 중 이익증가율은 계속 높아지는데 시장 하락 때문에 덩달아 빠진 종목들에 투자하는 게 좋다"며 "이런 종목들이야말로 단순한 기술적 주가반등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종목들"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