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회사가 수출용·내수용 차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MBC '후 플러스'는 4일 밤 방송한 '수출용 VS 내수용'편에서 수출차에 비해 떨어지는 안전장비를 적용한 내수용 차를 고발했다.

◆내수용은 에어백 개수 부족

방송에 따르면, 수출용과 내수용 차는 에어백 개수에서 차이가 났다. 한국미국에서 지난해 가장 안전한 차로 꼽힌 기아 '쏘울'의 경우 수출용 차량에는 기본 사양으로 6개의 에어백이 장착되지만, 내수용은 운전석과 동승석 외의 에어백은 선택사양으로 분류된다.

현대차는 2008년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차량에 에어백을 6개씩 기본 장착하고 있다. 현지 TV광고를 통해 "에어백 4개 달린 차와 6개 달린 차 중 어떤 차를 고르겠냐"고 묻는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자동차의 안전사양이 옵션이라면 우리의 생명도 옵션이라는 것이냐"고 주장한다.

사진출처 MBC '후 플러스' 캡처

쏘나타의 경우 2005년부터 미국 수출용에 6개의 에어백을 장착했지만, 국내에서는 현재도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옵션 사양이다. 1689만원에 팔리던 NF 쏘나타의 경우 국내에서는 추가비용 579만원을 들여 옵션 26개를 묶어야 6개의 에어백을 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개수만 다른 것이 아니다. 최근 미국 NHTSA(도로교통안전국)은 현대 아제라(국내명 그랜저TG) 6만여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리콜을 실시한다고 알렸다. 리콜 사유는 에어백 결함이지만 이번 리콜에 내수용 차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아제라와 그랜저TG에 장착돼 있는 에어백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제라에는 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이 달리지만, 내수용 그랜저TG에는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이 장착된다.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충돌 강도와 승객의 위치에 따른 팽창력과 시점, 승객의 체중에 따른 에어백의 팽창률을 자동 제어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나온 에어백 가운데 가장 진보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반면 디파워드 에어백은 폭발 압력을 20∼30% 줄여 어린이나 체구가 작은 승객을 보호하는 기능만 있다.

◆안전장치는 값비싼 추가사양으로…일부 장비는 수출용에만

미국은 주행 시 미끄러움으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 있는 ESC(차량자세제어장치)나 TPMS(타이어공기압감지시스템) 같은 안전장치를 기본 사양으로 장착해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영업소 판매원들은 안전장치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권하지 않거나, 실제로 장착을 하고 싶어도 최고급 사양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등 안전장치를 장착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예를 들면 현대 싼타페의 경우 디젤 모델은 TPMS를 아예 장착할 수 없으며, 가솔린과 LPG 모델도 옵션 29개를 붙이고 704만원을 더 지불해야 TPMS를 달 수 있다.

'후 플러스'가 똑같은 현대차 모델의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을 입수해 자동차 전문가와 함께 분해한 결과, 실제로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현대 베르나의 경우 수출용은 정면 충돌 시 1등급의 안전성을 받았지만 내수용은 4등급에 불과했다. 이는 무릎 보호대(Knee bolster)가 수출용에만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車), 수출용엔 에어백 6개 달면서 내수용엔 2개?
수출용 차보다 돈 더내도 달기 힘든 에어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