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달 18일 출시한 쏘나타 2.4L(리터) 직분사(GDI) 모델은 작년 9월 출시된 쏘나타 2.0의 '고(高)배기량 버전'이라는 것보다 훨씬 큰 의미를 지닌다. 자동차 동력성능의 원천에 해당하는 엔진의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상품성이 이번 직분사 엔진을 시작으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쏘나타에 새로 얹힌 2.4L 엔진이 현대차의 상품전략에서 왜 중요한지, 또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입할 때 어떤 부분을 참고해야 할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쏘나타 2.4 시승회에서 차량을 직접 몰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해 본다.
◆파워 더 높은데 연비까지 좋아져… 6단 변속기 맞물려 동력성능 개선
쏘나타 2.4의 엔진이 지금까지 현대차 엔진과 다른 점은 직분사(直噴射)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10여년 전 초대(初代) 에쿠스에 당시 기술제휴선이었던 일본 미쓰비시의 직분사 기술을 얹은 GDI(Gaso line Direct Injection) 엔진을 선보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쏘나타의 직분사 엔진은 이름만 같을 뿐 기술적으로는 과거 미쓰비시의 것과 전혀 다르다. 쏘나타의 직분사 엔진은 현대차의 자체 개발일 뿐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직분사 엔진은 연료를 실린더 내에 직접 쏴 힘을 키우고 연료 소모를 줄이는 방식인데, 기존 엔진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대중차 모델에 널리 적용하지 못했었다.
이날 시승회에서는 쏘나타 2.4와 캠리 2.5를 비교했는데, 중저속 동력성능 면에서는 배기량이 비슷하기 때문에 두 차종 간에 큰 차이가 없다. 승차감의 설정은 캠리가 다소 부드러운 느낌, 쏘나타가 약간 단단한 느낌이었지만, 이는 설정의 차이일 뿐 어느 쪽이 우월하다의 문제는 아니었다.
두 모델 모두 폭발적인 가속력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한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엔진 회전수를 5000~6000 rpm(분당회전수)까지 끌어올릴 때의 매끄러움이나 고속주행시 끝까지 밀어올리는 파워에서는 쏘나타가 미세하게 앞선다. 특히 쏘나타 엔진은 최고 출력이 201마력에 달해 국내 시판 중인 어코드 2.4(180마력), 캠리 2.5(175마력)보다 상당히 높다.
신형 쏘나타에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전 세계 동급의 어떤 세단에도 뒤지지 않는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구동계통) 조합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파워만 높은 게 아니라 연비도 뛰어나다는 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2.4 모델의 최고출력은 201마력으로 캠리 2.5보다 26마력 높으며, 연비는 휘발유 1L당 13km로 캠리보다 8.3% 우세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가격. 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과 3.5인치 후방디스플레이 룸미러(후방카메라 포함)를 적용했고 측면·커튼 에어백도 기본 장착하는 등 사양은 훌륭하다. 그러나 고급형 2866만원, 최고급형 2992만원. 쏘나타 2.0의 같은 사양과 비교할 경우 2.4 고급형은 270만원, 2.4 최고급형은 220만원가량 올랐다. 쏘나타 2.4 최고급형의 경우 도요타 캠리보다 498만원 저렴한 수준으로, 한국·일본산 대표 중형세단의 국내 가격 차이는 500만원 이내로 좁혀지게 된 셈이다.
◆쏘나타 2.4를 시작으로 현대차 엔진·변속기 한 단계 업그레이드
현대차에 따르면, 쏘나타 2.4를 시작으로 현대차 전체의 파워트레인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엔진·변속기는 자동차라는 제품의 근본적인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그동안 현대차는 가격경쟁력·편의장치 등에서 강점이 있었지만,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 면에서는 일본·독일차에 비해 일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쏘나타 2.4 이후에 나오는 현대차는 오히려 파워트레인 면에서 경쟁사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우 캠리·어코드와 판매대수에서 본격 경쟁하기 위해 쏘나타 2.4 직분사 엔진 모델이 기본으로 제공되며, 기존의 3.3L V형 6기통 고급버전이 아예 사라지는 대신 최고 출력 270마력대의 2L 직분사 터보엔진이 하반기에 추가된다. 이 270마력짜리 쏘나타는 미국 전용이며, 한국시장에는 출시될 예정이 없다.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 8월 나오는 신형 아반떼도 1.6L 직분사 엔진으로 바뀐다. 출력이 기존의 120마력 선에서 150마력 선으로 크게 상승, 경쟁사의 2L급 중형차 엔진 파워와 비슷해진다. 자동변속기도 기존의 4단에서 6단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동력성능이 크게 높아지면서 연료 소모는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신형 베르나가 11월 나오는데, 이 역시 기본형은 기존의 1.4L 4단 자동변속기이지만 고급형은 150마력대 1.6L 직분사에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12월 나오는 신형 그랜저는 2.4L 직분사 201마력 엔진이 기본이며, 고급형에는 3L 직분사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이 260마력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형차급의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 제네시스·에쿠스의 6기통 8기통 엔진들이 전부 직분사로 바뀌고 기존의 6단 자동변속기는 8단으로 교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신차들의 성능·연비 향상폭이 평균 10% 선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역시 가격. 동력성능·연비가 크게 개선되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내수에서 현대차(기아차 포함)의 맞수가 사라진 상황에서, 현대차의 가격인상 의지와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어느 선에서 접점을 찾을 것인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