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KB금융 사태를 불러 일으킨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온 KB금융지주 사외이사 9명 가운데 2명만 27일 사퇴 의사를 표시했다.

KB금융은 최근 회장 선임과 관련, 사외이사 9명으로만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2명의 회장 후보가 중도 사퇴하고, 회장으로 추천된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 내정자 지위를 사퇴하는 홍역을 치렀다. 현재 기존 경영진과 사외이사들 간의 유착 여부 등에 대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검사를 받고 있다.

KB 사외이사들은 27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최근 문제가 된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 결과 사외이사 9명 중 김한 이사와 변보경 이사가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고, 사외이사 추천의 공정성을 위해 사외이사후보인선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일부 언론에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던 조담 이사회 의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은행연합회가 이번에 마련한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르면 사외이사 임기는 총 5년을 초과할 수 없는데, 조담 이사회 의장은 올해 3월로 임기 5년을 맞는다. 조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라 앞으로 사외이사의 임기를 5년으로 줄이겠지만, 기존 사외이사들에 대해서는 이를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른 자격성 논란이 있었던 다른 사외이사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KB금융 사외이사진은 기존 멤버 대부분(7명)이 그대로 유지된 채 내달 새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나서고, 곧이어 새 KB금융 회장 추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B 사외이사들은 '사외이사들이 새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을 개선, 다수(多數)의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인선 자문단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군(群)을 제공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KB사태의 원인이 됐던 사외이사진의 회장 선출권과 높은 보수 및 자기 보수 결정권 등에 대해선 개선안을 내놓지 않았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이 계속 임기를 채워나갈 공산이 크다"면서 "KB금융이 하루빨리 국내 최대·최고 금융회사로서 자긍심을 찾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들이 앞장서서 (사외이사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은 내달 5일과 10일 있을 이사회를 통해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어떻게 KB금융 사외이사 제도에 적용할지 더 구체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