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으로 결제 승인이 돼도 매입이 안돼 가맹점주가 매출대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결제대행업체 관계자)
"일선 대리점의 미처리, 승인통신 오류 등으로 매출대금과 입금대금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카드사 관계자)
조선닷컴과 비즈니스앤TV의 연속기획 '자영업자 울리는 카드사'와 관련해 최근 가맹점주가 받아야 할 카드대금을 받지 못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카드대금 청구 과정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VAN사(결제대행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선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면서 정작 전산시스템 관리와 가맹점주에 대한 서비스에는 소홀한 것 아니냔 지적이 일고 있다.
◆ 결제대행사 대리점, 전표매입 대행
가맹점주가 카드대금을 받기 위한 절차는 크게 '승인'과 '매입' 두 단계로 나뉜다. 우선 고객이 신용카드 결제를 하면 카드사는 해당 카드의 유효기간, 결제한도, 도난카드 여부 등을 확인한 뒤 결제 승인을 결정한다. 이후 승인된 매출전표나 전산데이터를 카드사가 매입 처리를 하게 된다. 이같은 결제대금 청구절차가 이뤄지면, 가맹점주는 2~5일 뒤쯤 대금을 받게 된다. 전표 매입을 완료해야 카드사가 가맹점주에게 판매대금을 입금해주고 나중에 고객에게 사용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가맹점주가 매출전표를 모았다가 원하는 때에 카드사나 은행에 전표를 매입시켰다. 하지만 카드 사용자와 가맹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결제대행업체, 즉 밴(VAN: value added network)사가 생겨났고, 현재는 결제대행업체 역시 자신들의 일선 대리점에 매출전표 매입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실질적인 전표 매입처리 업무는 일선 대리점에서 하고 있는 셈이다.
◆ "매입처리 오류 자주 발생.. 승인은 됐는데 돈은 안 줘"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승인된 거래의 매입이 상당 기간 지연되거나, 아예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방문판매와 같이 일일이 전표를 모아서 수작업으로 전표매입을 처리해야 하는 이른바 압인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전표 누락 가능성이 있다. 또 승인내역을 근거로 카드사에 청구데이터를 자동으로 전송하는 DDC (Data & Draft Capture) 서비스 역시 전산오류 등으로 매입정보를 카드사에 제대로 전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결제대행업체 관계자는 "매출전표를 수집, 전산처리 하는 일선 대리점들이 매입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대리점이 가맹점의 전표매입 방식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 종종 사고가 발생한다"면서 "카드사 측의 프로그램 오류나 전산장애 등으로 매입처리가 안 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카드 매입건수를 공개하길 꺼리고 있다. 또 매입오류가 발생해도 전적으로 결제대행업체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전산시스템에는 오류가 있을 수 없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밴사의 시스템이 열악한 탓"이라며 "결제대행업체들 스스로 전산망을 개선하고 금융당국이 이를 권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가맹점주, 카드매출 확인하느라 '진땀'
카드사마다 대금입금 기일이 달라 카드매출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매출대금이 제대로 입금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은행창구를 방문, 일일이 통장 거래내역과 매출전표 등을 비교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위준상 한국자영업자협회 이사는 "개별 카드사마다 카드대금을 입금해주는 기준과 기일이 다르고 가맹점의 신용도에 따라 입금일이 변경되기도 한다"면서 "가맹점주가 매일 확인하지 않으면 입금 확인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효율적이고 복잡한 대금청구 과정 탓에 가맹점뿐 아니라 밴사 등 카드업계 당사자들 모두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일부 금융회사만 '매출 관리 서비스' 시행
몇몇 은행과 카드사들은 가맹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카드 결제 승인부터 대금 입금까지의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임창민 기업은행 채널기획부 계장은 "카드 매출액과 카드사에서 실제 입금한 내역을 인터넷과 휴대폰 문자를 통해 비교, 확인할 수 있도록 '카드매출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여전히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떠넘기며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결제대행업체 임원은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는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에 대한 서비스에는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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