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이 '선진국 추격형(型)'에서 '주도형'으로 바뀌려면 남들보다 뛰어난 연구 수단이 있어야 한다. 2012년부터 3년간 4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종시에 들어설 세계 최고 수준의 중이온가속기가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중이온가속기는 전자·양성자 같은 가벼운 물질을 가속하는 광(光)가속기, 입자가속기와 달리 무거운 원자 자체를 가속해 다른 물질에 충돌시킨다. 중이온이 충돌하면 원자 구조가 변한다. 이를 통해 세상에 없는 새로운 원소나 신소재를 만들 수 있다. 핵폐기물의 방사능을 단기간에 없애는 연구도 가능하다.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중이온가속기.

중이온가속기는 생명과학에도 유용하다. 수많은 중이온 중에서 인체에 해가 없으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이는 중이온을 선별하면 암 치료에 큰 전기가 마련된다. 최근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중이온가속기는 말기 암을 80~90% 치료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이온가속기가 완공되면 500명의 연구원이 일하게 된다. 여기에다 가속기를 이용하는 기초과학연구원과 해외에서 오는 연구원까지 합하면 수천명의 연구원이 이 시설을 이용할 전망이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가속한 중이온을 여러 곳에서 동시에 뽑아 쓰는 것도 기존 중이온가속기에선 없는 구조"라며 "독특한 구조와 성능으로 해외 연구자들을 과학비즈니스벨트로 유인하는 핵심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