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세계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전시 무대로 등장했다.

5일 개막한 '델리 오토엑스포 2010'에서 도요타는 인도시장의 본격 진출을 알리는 소형차를 처음 공개했다. 혼다는 자사의 소형 콘셉트카를 처음 내놓았고, GM은 작년 말부터 인도 공장에서 생산을 개시한 소형차 비트(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처음 인도시장에 공개, 시장점유율 1·2위 업체인 마루티스즈키현대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도, 2015년 연간 300만대 시장… 한국 제치고 4위 생산국 가능

5일 '델리 오토엑스포'가 열린 프라가티 마이단 전시장은 각국에서 몰려든 1만여명의 자동차 관계자들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한 영국인 기자는 "도쿄모터쇼가 외국 주요 업체의 전원 불참으로 반쪽 행사로 전락하고 매년 1월 열리는 디트로이트모터쇼도 미국 '빅3'의 부진으로 쇠락했다"며 "인도가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모터쇼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작년 인도 승용차 판매는 약 140만대로, 작년 110만대가량의 승용차가 팔린 한국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2015년까지 인도시장이 300만대 규모로 성장하며, 수출을 포함하면 연간 400만대 이상 생산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렇게 되면 인도는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권 시장이 된다.

인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제10회 델리 오토엑스포가 5일 열렸다. 이번 모터쇼에는 도요타·GM·스즈키·피아트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인도의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신차를 선보였다.

◆글로벌 경쟁업체들, 인도시장에서 '현대차 때리기' 시작

스즈키·도요타·GM·폴크스바겐
등이 현대차를 겨냥한 신형 소형차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인도 내수 판매 2위를 달리는 현대차 공력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현대차의 주력 모델이 포진한 25만루피(약 620만원)에서 45만루피(약 1100만원)대에 강력한 경쟁 모델을 내놓고 현대차를 위협할 태세다. 소형차는 이익은 적고 경쟁은 치열해 그 차를 만드는 회사의 경쟁력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세계 최대의 소형차 격전장인 인도는 현대차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인도시장은 배기량 1.5L급 이하의 소형차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작년 인도에서 약 29만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21%를 차지했다. 1위는 점유율 51%의 마루티스즈키였다.

GM은 이번 모터쇼에 GM대우가 개발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인도 현지 생산 모델 시보레 비트를 내놓고, 가격을 현대차의 경쟁 모델과 비슷한 33만4000루피(약 825만원)로 책정했다. 올해 목표는 7만대로 현대차의 인기 모델 상트로의 작년 판매량과 맞먹는다.

도요타도 인도시장 전용 첫 소형차 에티오스를, 폴크스바겐은 자사의 주력 소형차인 폴로를 각각 내놓았다. 인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마루티스즈키도 리츠·에코 같은 소형 신차를 현대차와 비슷한 30만루피(약 750만원)대에 내놓고 현대차 공략에 나섰다.

◆인도산 소형차의 한국 수입도 가능해질 듯

현대차 부설의 자동차산업연구소는 한국·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올해부터 발효되면서 인도산 소형차가 한국에 수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종에 따라 즉시 또는 향후 5년 안에 관세(8%)가 철폐되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중장기 인도 자동차산업 발전 계획에 따라 자국 자동차산업 생산 규모를 2006년 340억달러에서 2016년 1500억달러 수준으로 4~5배 증가시킬 예정이다. 따라서 유럽 등 선진국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연간 30만대를 인도에서 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인도산 독일·일본·미국차의 국내 역수입도 4~5년 내에 실현될 전망이다. 폴크스바겐 폴로의 경우 독일에서 수입할 경우 예상가격이 3000만원 선이지만, 인도에서 수입하면 1000만원대 후반도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소형차 경쟁력을 갖고 있는 스즈키는 한국에 인도산 경차를 내놓으면 1000만원대 초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델리 오토엑스포

1986년 처음 열렸으며, 1996년 3회 개최 후 격년제로 열린다. 올해는 10회째로 이달 11일까지 열린다. 예상 관람객 수는 작년 서울모터쇼의 2배, 도쿄모터쇼의 3배인 180만명. 행사장 면적은 12만5000㎡로 서울모터쇼의 2.5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