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일부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결정된 이후 계열사별로 주가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워크아웃이 결정된 금호산업은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했지만, 자체 경영정상화에 나서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는 약세에서 벗어나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호에 수조원대의 채권이 물려 있는 은행주(株)에 대한 시장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개장일 엇갈린 주가… 장기 전망은 불투명
조만간 워크아웃이 시작될 금호산업은 올해 증시 개장일인 4일 개장과 함께 하한가인 7090원으로 직행했다. 거래량은 10만주 안팎에 그쳤지만, 하한가 매도 잔량은 600만주 가까이 쌓였다. 또 다른 워크아웃 결정 기업인 금호타이어는 부도설로 일시 거래정지를 당한 상태에서 이틀 연속 하한가 추락은 모면했다.
이들 워크아웃 기업의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채권단의 출자 전환에 앞서 기존 주식에 대한 감자(減資)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자가 진행될지, 어느 정도 감자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지만, 감자가 이뤄지면 기존 주주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투자자들의 대우건설 풋백 옵션(주식 등을 일정 금액에 팔 수 있는 권리) 행사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금호산업은 감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추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반면 이날 금호가 자구 계획의 하나로 매각을 추진 중인 계열사들의 주가는 약세를 벗어났다. 새 주인을 찾아 추가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대우건설은 3% 넘게 올랐고,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 인수를 추진 중인 금호생명은 장외시장에서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을 시도했다.
다만 금호의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대한통운 주가는 이날 추가로 매각 대상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소식에도 4% 가까이 하락했다. 워크아웃에서 제외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는 이날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 마감했다.
◆"살 때" vs. "팔 때"… 은행주 전망도 엇갈려
은행주는 이미 지난달 말 금호 워크아웃 유탄을 크게 맞았다. 금호에 대규모 채권이 물려 있기 때문이었다. 위험이 그동안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에 따라 이날은 은행주가 대부분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금호 여신 규모가 2조2300여억원으로 은행주 가운데 여신 비중이 가장 높은 우리금융도 이날 4%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시에선 금호 사태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 은행주를 털어야 한다는 분석과 워크아웃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돼 은행주 비중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아직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엇갈린 전망은 은행권의 익스포저(위험 노출도)와 금호 계열사의 재무분석에 대한 추정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
비중 축소를 주장한 한화증권은 금융권 여신 15조7000억원에 풋백 옵션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 채무를 합친 21조원 정도를 은행들의 위험 범위로 정했다. 삼성증권은 은행권이 금호 관련 여신의 30%를 손실 처리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은행권 세전이익이 9.3%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증권은 은행권 위험 노출 규모를 대우건설 풋백옵션 2조6000억원과 부동산 PF 보증채무 2조7000억원을 제외한 15조7000억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전재곤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융감독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상장 시중은행
이 부담해야 할 잠재손실은 대손충당금 등을 포함해 7000억~8000억원"이라며 "이는 은행권 전체 자기자본의 1% 수준으로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