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식 거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좀 더 빠르게, 좀 더 쉽게,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매년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올 들어 HTS를 통한 주식매매 거래(올 1~10월 거래대금의 49%)는 영업점 주식 거래 비중(43%)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80%가 HTS를 이용할 만큼 HTS는 주식투자의 필수품이 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개인 주식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해외 주식·FX마진·대차 거래까지

올 들어 증권사들이 HTS 서비스 개선에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해외 주식 투자와 글로벌 시황 정보서비스다. 대우증권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은 하반기 들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중국 시장과 홍콩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해외투자서비스를 시작했다. 외환은행과 제휴를 맺거나 자체 개발한 환전시스템을 통해 당일 홍콩달러를 한국 원화로 환전할 수 있고 주식 재매매(매수 후 매도)도 가능해, 그동안 3~4일 걸렸던 해외 주식거래의 불편함을 없앴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 증권사인 신은만국증권으로부터 중국 증시 시황과 기업리서치자료를 받아 한글로 서비스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중국판 나스닥시장인 차스닥 종목 시세를 실시간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일본·베트남·중국·홍콩에 이어 최근 미국 주식 예약주문 서비스를 오픈했다.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문을 예약하면 당일 미국시장 개장과 동시에 주문이 들어가는 서비스다. 미국 주식을 매매하려고 밤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또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전용화면을 통해 금·은·곡물·원유 ETF 등 143개 종류의 해외 ETF를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외 뉴스가 마구잡이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개선해 해외 뉴스만 따로 볼 수 있는 '해외주식 전용 시황티커'를 도입, 주간에는 아시아 뉴스를, 야간에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뉴스만 따로 취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내년 삼성생명 상장 등으로 관심이 높아진 장외주식 시세도 HTS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HTS에서는 비상장 종목 시세와 기업공개(IPO) 공모 종목 시세, 장외주식시황 등을 볼 수 있다. 단, 실제 장외주식 거래는 HTS가 아닌 거래 상대방과 직접 연락해 매매해야 한다.

현대증권과 리딩투자증권 HTS에서는 FX(외환)마진 거래도 가능하다. FX마진거래란 일정액의 증거금을 국내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맡겨두고 특정 해외 통화의 변동성을 예측해 두 종류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파는 방식의 외환선물거래를 말한다.

우리투자증권은 기관투자자들이나 전문주식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시스템트레이딩'을 일반 개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HTS를 업그레이드했다. 시스템트레이딩이란 프로그램에 입력해 놓은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기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5일선이 20일선은 상향돌파하면 매수, 하향돌파하면 매도 등의 조건을 입력해놓고, 이 조건이 나올 경우 자동 주문되는 방식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초보자들을 위해 쉽게 시스템트레이딩이 가능하게 한 프로그램도 있다"며 "고객 맞춤형 시스템트레이딩 교육도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과 현대증권 등의 HTS에서는 대차거래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차거래란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 후 상환받는 것을 조건으로 대여 수수료를 받는 것을 말한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친근하게

일분일초라도 빨리 매매하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대신증권은 올해 HTS 주문처리속도는 2배, 체결처리속도는 3배 이상 높였다. 동양종금증권도 매매속도를 4~8배 향상시켰다. 온라인 실시간 상담 서비스는 기본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주식전문가들과 실시간으로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My Stock'서비스를 하고 있고, 현대증권은 '쪽지함' 서비스로 온라인 관리자와 고객 간 실시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별 특성에 맞는 HTS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직장상사의 눈을 피해 주식거래를 하려는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초소형 HTS를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방화벽이 설정된 곳에서도 인터넷만 되면 이용 가능한 라이터 크기의 초소형 HTS인 'mug 스톡스'를 내놓았다. 하나대투증권도 직장인을 위해 담배 한 갑 크기의 HTS 미니 버전을 선보였다. 현대증권의 '스피드'버전은 직장에서 엑셀이나 워드 작업을 하면서 시세를 보거나 개별화면을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역시 '방화벽 통과 기능'이 있어 방화벽이 있는 직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증권의 '클래식 버전'은 초보자나 노년층을 위한 주식전용프로그램으로, 메뉴가 간단하고 글자체가 크고 시원한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