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인천광역시 부평구 GM대우 본사 디자인센터 내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회의실. 밥 루츠(Lutz) GM 부회장, 에드 웰번(Welburn) GM 글로벌디자인부사장 등 GM의 중역들이 자리에 앉자 방안에 설치된 3개 화면에 차량 디자인이 떴다. GM대우 디자인센터에서 준비한 미래 신차들의 디자인이었다.

이날 선보인 디자인 가운데는 올해 9월 국내에 출시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2011년 출시 예정인 다목적차량 시보레 올랜도도 포함돼 있었다. 모두 GM대우 디자인센터가 디자인을 주도해 GM의 글로벌 주력 상품으로 채택된 모델들이다.

'GM대우 디자인센터'가 심장부

GM대우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벌이고 있는 '디자인 전쟁'의 강력한 승부사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작년 라세티 프리미어를 시작으로 올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잇따라 출시하며 디자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올 9월 출시된 경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출시 두 달 만에 2만대 가까이 팔려나갔다. GM은 이 차를 시보레 스파크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150개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GM대우 디자인의 '심장'은 인천 본사에 있는 GM대우 디자인센터다. 2003년 문을 연 이곳은 전 세계 11곳에 있는 GM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 가운데 하나로 현재 150여 명의 디자이너와 직원이 일하고 있다. 처음 디자인센터가 문을 열었을 때보다 디자이너가 2배로 늘었다고 GM대우는 밝혔다.

인천 GM대우 본사에 있는 GM대우 디자인센터.

지상 2층 건물로 하늘에서 보면 'ㅁ'자 모양인 디자인센터는 다른 GM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와 원격 회의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2000여명의 전 세계 GM 그룹 소속 디자이너들이 화상 회의를 통해 원격 품평회를 연다.

시보레, 캐딜락 등 모든 GM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에드 웰번 GM 글로벌디자인부사장은 GM대우 디자인팀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한국에는 매우 강력한 디자인팀이 있다"며 "소형차 디자인에 있어 다른 어떤 지역 디자인팀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소형차 분야 디자인 '세계적 실력'

현재 GM대우 디자인센터를 이끄는 사람은 김태완(49) 부사장이다. 영국 왕립예술대학(RCA· Royal College of Art)에서 자동차 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고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에서 일했던 그는 2007년 2월부터 GM대우 디자인센터장을 맡고 있다. 라세티 프리미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그의 손끝을 거쳐 태어났다.

(사진 위)GM대우 직원들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전조등 부품을 들고 디자인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사진 아래)GM대우의 한 디자이너가 스케치를 마친 신차의 디자인을 컴퓨터로 그리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의 디자인팀은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디자인이 대표적인 예. 모터사이클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계기판(다이내믹 미터 클러스터)이나 뒷문 손잡이를 문 가운데가 아닌 문 끝 부분에 단 '시크릿 도어핸들'은 모두 팀원들의 경험과 상상력이 만든 작품이다.

다이내믹 미터 클러스터는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던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였고, 시크릿 도어핸들은 정해진 차량 너비 내에서 차를 최대한 크게 만들기 위해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기존 문 손잡이를 놓고 고민한 결과다.

GM대우 관계자는 "앞으로도 GM의 글로벌 경차·소형차 개발 기지로서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디자인의 차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