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게임'이 온라인 게임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이에 게임 업체들은 해외 시장 개척과 함께 새로운 장르의 게임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웹게임도 게임 업계가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다.

웹게임은 기존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인터넷 익스플로러·파이어폭스·사파리 등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는 웹브라우저에서 실행이 가능한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은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기본적인 과정을 거친다. 또한 그래픽이 화려해지면서 높은 사양의 컴퓨터를 요구한다. 반면 웹게임은 웹브라우저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휴대용 넷북에서도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시작으로 일컬어지는 머드게임(MUD·글자 기반의 온라인 게임)에서 다른 형태로 분화된 장르 중 하나가 웹게임이다. 국내에서는 90년대 후반 초고속인터넷 보급과 PC방의 확산으로 화려한 그래픽이 중요시되는 MMORPG(온라인모험성장게임) 게임이 성장했다. 대표적인 예가 '리니지(엔씨소프트)'와 '바람의 나라(넥슨)'다. 하지만 유럽 지역은 낮은 속도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 때문에 웹브라우저에서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이 발전해 왔다. 국내에서는 웹게임이라는 말조차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미 유럽과 중국에서는 다양한 웹게임이 출시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에서 탄생한 룬스케이프는 지난해 기네스북에'가장 유명한 무료 웹게임'으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든 사이트에 접속해 150개가 넘는 게임 속 임무를 즐길 수 있다.


웹게임 하나로 1000만달러 매출 올려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대체로 제조업체보다 훨씬 높다. 대부분 매출의 30~40%가 영업이익이다. 그만큼 게임은 고부가 가치 상품이라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지닌 MMORPG 장르도 수익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웹게임이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이템 판매로 돈을 버는 한국식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극 도입하면서 일부 게임들은 MMORPG 못지않은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료 웹게임 '룬스케이프(Runescape)'는 자바(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의 일종) 기반으로 개발된 프랑스 웹게임이다. 웹게임의 편견을 한 번에 깨뜨린 방대한 스케일과 높은 몰입도를 자랑하는 내용이 룬스케이프의 최대 강점이다. 탁월한 게임성으로 인해 룬스케이프는 지난 2008년 전 세계 웹게임 중 가장 많은 1200만달러(약 13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2007년에는 야후 올해의 검색어 순위에서 7위를 차지했다.

룬스케이프와 1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도퍼스(Dofus)'는 귀여운 캐릭터와 턴 방식 전투(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공격하는 형태)를 채택해 저연령층 이용자에 적합한 웹게임이다. 특히 그래픽만큼은 컴퓨터에 설치해서 즐기는 일반 온라인게임과 비교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 도퍼스는 45만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며 룬스케이프에 이어 웹게임 매출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무림제국


게임업체들 너도나도 웹게임 도전

국내 게임 업체들은 연말과 내년 초 전략으로 웹게임을 선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웹게임의 원조는 독일 이노게임즈가 개발한 '부족전쟁'이다. 이 게임은 지금도 동시접속자 4만명을 유지할 정도로 많은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 더파이브인터렉티브의 '칠용전설'도 1만5000명 내외의 동시접속자로 웹게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부족전쟁과 칠용전설 덕분에 국내에서도 웹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자 중소 게임 업체들이 웹게임 사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조이맥스와 소노브이가 대표적. 조이맥스는 국내 게임 개발사인 에프엠스튜디오의 전략 RPG(역할수행게임)인 '로드워'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 소노브이는 자체적으로 실시간 전투 체험 게임인 '베르카닉스'를 개발해 24일부터 비공개 서비스에 돌입했다.

중소 게임 업체들이 웹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자 대형 업체들도 서둘러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첫 테이프는 엔씨소프트가 끊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포털 플레이엔씨를 통해 다음 달 초부터 중국 롱투의 '무림제국'과 샨다의 '배틀히어로' 2종의 웹게임을 서비스한다.

넥슨은 지난 9월 중국 게임 업체인 플레이타운과 현지 1위 웹게임인 '열혈삼국'의 서비스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조만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엠게임은 유럽의 대표 웹게임 업체 빅포인트와 손잡고 '씨파이트', '다크오빗', '디폴리스' 등 유명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CJ인터넷은 칠용전설의 성적이 좋게 나오자 20개 이상의 웹게임을 추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김지인 차장은 "컴퓨터에 설치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웹게임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겠다"며 "조만간 출시 예정인 무림제국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신규 웹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산 웹게임 몸값 너무 뛴다

웹게임은 대부분 1년 정도의 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게임시장의 특성상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용자들은 한번 즐기는 게임에 빠지면 비슷한 장르가 나와도 이동하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형 업체들은 웹게임 개발기간 단축을 위해 중국과 유럽 업체의 게임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업체들이 게임 유통에 뛰어들면서 웹게임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것은 우려스럽다. 초반 웹게임의 계약금액은 1000만원대로 책정되어 있었으나 대형업체들의 해외 게임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게임 한 개에 1억원이 넘을 정도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웹게임 유통에 의존하던 중소 게임 업체들은 더욱 힘들어지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웹게임의 현재 국내 시장 규모를 이용자 기준 1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게임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이용자 규모가 대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노브이의 장원봉 대표는 "국내 웹게임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해외 게임 수입에 의존해 뒤를 따라가는 대신 국내 자체 개발로 경쟁력을 키워야 포화된 국내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