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렌조 오일'의 한 장면. 로렌조 부부(닉 놀티〈오른쪽〉와 수잔 서랜던 분)는 치명적 유전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려고 직접 치료물질인 로렌조 오일을 개발했다.

영화 '로렌조 오일'은 ALD란 치명적인 유전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부모가 직접 치료물질을 개발한 실화를 소재로 했다. 결국 부모는 '로렌조 오일'이란 식물성 기름으로 병세가 나빠지지 않게 했다. 병에 걸리면 대부분 10대 초반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지만, 로렌조 부부의 아들은 기름 덕분에 30세까지 살았다. 최근 프랑스 과학자들이 사상 최초로 ALD에 대한 유전자 치료에 성공, 로렌조 부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었다.

ALD는 X염색체에 있는 지방산 분해 유전자가 손상돼 일어난다. 뇌에 지방산이 축적되면 뇌신경을 보호하는 물질이 손상된다. 6~8세 소년에서 발병하며 신경 손상으로 시력과 청력을 잃고 온몸이 마비됐다가 대부분 5년 내 죽는다.

프랑스 파리-데카르트대의 패트릭 오부르그(Aubourg) 교수 연구진은 먼저 환자의 골수 줄기세포를 뽑아냈다. 여기에 정상 지방산 분해 유전자를 집어넣었다. 유전자 전달체로는 독성을 없앤 에이즈 바이러스를 썼다. 바이러스는 치료용 유전자를 전달할 뿐 스스로 복제하지 않아 다른 질병을 일으키지 않았다.

오부르그 교수는 '사이언스(Science)'지 최신호에서 "두 명의 소년을 대상으로 ALD 유전자 치료를 한 결과, 14~16개월 만에 뇌에서 지방산을 정상인처럼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LD는 정상인의 골수를 이식받으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환자와 일치하는 골수를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이식을 해도 20~30%가 부작용으로 죽는다. 유전자 치료는 환자 자신의 골수를 쓰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다. 연구진은 "유전자 치료는 성공적인 골수이식과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유전자 치료법은 다른 유전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데이비드 윌리엄스(Williams) 박사는 사이언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천성 유전질환에 대해 많은 유전자 치료가 시도됐지만, 정상 유전자를 전달하는 바이러스가 암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며 "ALD 유전자치료에 쓰인 바이러스는 기존의 유전자 전달 바이러스보다 더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