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국내 공장의 노사문제나 각종 비효율 요소를 안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계속해서 성공을 거두는 것일까? 환율 효과와 해외시장에서의 '공격 마케팅' 덕분이기도 하지만, 현대차의 한 고위임원은 "생산기술과 연구개발 인력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생산기술 즉 '맨땅에 공장 건물을 세우고 조립 라인을 설치하고 차량이 완벽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관리하는 능력'의 경우, 체코공장을 보면 현대차의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다는 얘기를 전문가들로부터 많이 듣게 된다.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체코 동쪽 끝의 소도시 노소비체(Nosovice)에서 열린 체코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체코공장 라인을 처음으로 살펴봤다. 내부는 먼지 하나 찾기 어려울 만큼 깨끗했고 자동차 공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특히 하부작업을 위해 조립 중인 차량을 들어서 이동시키는 '오버헤드 행거'가 기존엔 체인이었는데 체코 공장엔 롤러 형식으로 돼 있었다. 자동차 공장 특유의 체인 돌아가는 소리가 사라진 것은 물론, 고장률이 제로에 가까워 라인이 갑자기 멈추는 일이 없다고 한다.
체코공장 설비담당 심재호 차장은 "현대차가 기존에 미국·중국공장 등을 세우면서 겪었던 수많은 오류를 전부 잡아낸 '무결점 공장'을 목표로 했다"면서 "전 세계 어떤 공장보다 효율이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체코공장은 외부에서 모듈(부품 덩어리) 형태로 들여와 곧바로 조립하는 '직서열 방식'의 완성작으로 평가된다. 도요타는 이를 '저스트 인 타임' 방식이라고 하는데, 현대차에서는 '저스트 인 시퀀스'라는 말을 쓸 만큼 부품이 납품되는 시간을 더 세밀하게 쪼개 효율화했다. 라인에서 생산 차량 종류에 따라 50분 전에만 주문을 내면 공장 바깥의 현대모비스 공장이나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 공장에서 조립라인으로 곧장 부품이 들어온다. 직서열 납품시간이 1시간 이내라면, 도요타도 달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대차 생산기술의 '현란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체코공장의 모습은 설비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 해도 노조 반대로 무산되거나, 자동화를 이루더라도 남은 인력을 빼거나 전환배치하는 것이 쉽지 않은 국내 현실과 크게 대비됐다.
체코공장에 동반 진출한 한 협력업체 사장은 "최근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온건·실리파로 바뀐 만큼, 한국공장도 마음만 먹으면 해외공장을 뛰어넘는 생산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인이 만든 자동차 공장 설비가 세계 최고인데, 한국 내 생산공장도 얼마든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