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계 증시가 숨 가쁘게 상승 회복 국면을 달려왔다. 각국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친 효과를 본 것이다. 중국 등 신흥 대형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고, 침체기를 통해 업종별 옥석(玉石)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승자 독식'의 효과를 누렸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서는 IT·자동차 등 수출 기업들의 성적이 괜찮았다. 한국 증시의 반등도 이들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쉴 새 없이 오른 만큼 잠시 증시가 쉬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부양 '약발'이 떨어지면서 추가 성장의 동력을 찾기 위해 한동안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기업 실적이 어떻게 개선되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가 푼 돈이 기업 활동으로 이어져 경영 실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확인이 될 때까지는 여전히 증시는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경기와는 큰 상관없이 꾸준한 실적을 내는 내수주(株)에 관심을 가질 때라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소비시장 회복 기대

국내 소비시장에 대한 회복 기대감으로 백화점·화장품·의류 등 내수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은행(47%)·금융(21%)·섬유·의복(11%) 등 내수주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7%)을 앞섰다. 소매유통 판매액도 증가 추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년보다 2.4% 하락했던 소매유통 판매액은 2분기에 마이너스 1.3%로 하락추세가 줄었다. 3분기에는 0.6%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기 변동의 영향이 적은 고소득층의 소비는 크게 위축되지 않아 백화점 명품 매출이 양호했다"며 "고환율 영향으로 일본인 등 외국 관광객들이 국내 면세점 등에서 소비를 늘린 것도 소매유통 침체 완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좋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산층 이상의 소비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주요 유통사들의 실적은 하반기에도 양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사업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 롯데쇼핑과 대형 마트 매출이 개선되고 있는 신세계 등을 추천했다.

하지만 실업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소비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투자 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독과점 수혜 기대주 유리

내수주 중에서도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종목의 경우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면 독과점 지위의 내수 업체는 비용을 가격에 전가해, 그만큼 이득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동석 유진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최근 전기요금을 평균 3.9% 인상한 것처럼 공공요금의 인상도 이어질 것"이라며 "독과점 기업들은 공공요금 인상을 소비자에게 쉽게 가격 전가함으로써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들도 튼튼한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은행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대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도 유동성 장세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호주계 증권사 맥쿼리는 20일 보고서를 통해 "6월 초 이후 한국 은행 주가가 7% 오르며 좋은 성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경제가 바닥을 쳤고, 대출 증가율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근의 (은행주) 주가 급등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과도한 가계 부채, 실업률 증가 등은 내수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표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나서 내수주에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