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강원(36·서울 송파구)씨는 1990년대 강원도 춘천에서 대학을 다녔다. 이제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지만 대학시절 먹었던 닭갈비를 잊지 못한다. 서울 인근의 닭갈비집을 찾지만 춘천의 맛은 아니다. 그렇다고 춘천을 찾으려면 거리와 시간이 부담이었다.

이제 상황이 변했다. 이씨는 7월 10일 이후 닭갈비 생각이 나면 주말이 아닌 주중이라도 퇴근 후에 차를 몰고 춘천을 찾을 생각이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웬만한 서울 도심을 통과하는 시간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답답한 서울 도심 속에서 먹는 닭갈비와, 확 트인 춘천 호반까지 둘러볼 수 있는 춘천 닭갈비는 맛은 물론 분위기도 천양지차(天壤之差)일 것이다.

경춘고속도로는 레저관광뿐 아니라 춘천의 경제지도에도 격변을 몰고올 전망이다. 사진은 작년 미국 오하이오주 바텔 연구소에서 열린 바텔연구소 한국법인 설립 조인식 모습.

7월 서울~춘천 고속도로 조기 개통이 불러올 생활상의 변화로 춘천의 미래 청사진은 근본적인 개편이 예상된다.

서울과 춘천을 잇는 기존 경춘국도는 평소 1시간30분, 주말과 연휴 때는 2~3시간 이상 걸리기 일쑤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40분대에 서울과 춘천을 오갈 수 있는 접근성이 춘천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이제 춘천은 수도권'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춘천의 수변 공간은 전체의 9.4%로 전국에서 가장 넓다. 그래서 '호반(湖畔)의 도시'라 불린다. 고속도로가 열리면 서울까지 넉넉히 1시간 전후다. 수도권 인근 도시인 천안 89분, 원주 90분, 충주 110분과 비교해도 훨씬 빠르다. 접근성 개선으로 수도권 주민들에게 호반의 도시 춘천의 진가가 발휘될 전망이다.

경춘 복선전철도 2010년이면 개통된다. 시속 150㎞의 복선전철은 현재 2시간 가까이 걸리던 서울~춘천 간 철도 이용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한다. 고속도로와 함께 춘천을 서울과 더욱 가깝게 만들 핵심 인프라다.

◆ 수도권과 교역 증가, 기업이전 기대

고속도로 개통은 수도권과의 교역을 증가시키고 기업 이전 환경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가 2007년 실시한 '고속 접근망 확충이 춘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 용역에 따르면 고속도로 개통으로 강원권에서 수도권으로의 반출이 수도권에서 강원권으로의 반입보다 클 것으로 예측됐다.

반출은 시간과 거리가 30% 감소할 때 4조7739억원 늘고 50% 감소하면 5조2562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입은 시간과 거리가 30% 감소할 때 3조6469억원, 50% 감소하면 4조493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출 규모가 반입보다 크기 때문에 춘천권에서 수도권으로부터의 수요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또 수도권과의 교역이 증가하면서 춘천권과 경제적 유대관계가 깊어지고 주민접촉과 이동도 많아질 전망이다. 물류비용 감소에 따른 상품가격 하락으로 상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도권과의 고속 접근망 확충은 기업들의 이전 여건도 개선해 줄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의 입장에서는 기업이전 환경의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춘천시의 산업구조 변화도 예상된다. 2004년 부가가치 기준으로 춘천시의 산업은 농림어업광업 4.4%, 제조업 3.1%인 반면 서비스업 및 공공부문은 92.6%로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구조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비스업의 비중이 늘겠지만 제조업에 미치는 효과도 커 제조업 생산기반이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긍정적 요인의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용지 확보 ▲기존 기업의 집적화 ▲마케팅 및 홍보 역량 강화 ▲연구역량의 집중화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 춘천 중동부 내륙 거점 도시로

춘천시는 이 같은 교통 인프라 개선을 계기로 중동부 내륙 거점 도시로 급부상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도로와 철도 등 광역 교통망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춘천시는 '자연과 함께하는 살고 싶은 녹색문화 전원도시 춘천'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지식융합 경제도시 ▲생태관광 레저도시 ▲창조문화 교육도시 ▲시민참여 복지도시 등 4가지 방향을 춘천의 미래상으로 설정했다.

춘천지역의 최근 10년간 인구 증가율은 0.8%다. 이런 자연 증가와 교통 인프라 개선, 전원도시 및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2025년이 되면 현재 26만여명인 인구도 43만명으로 증가한다는 것이 춘천시의 전망이다.

국가 기간 교통망 확충에 따른 접근성 우수 도시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명품 정주 도시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5년의 지역 내 총생산(GRDP)은 17조4576억원, 1인당 지역 내 총생산도 4056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6년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이 1043만원임을 감안하면 4배 가까이 상승하는 것이다. 전국 평균 1인당 지역 내 총생산과 비교해도 2006년 48%밖에 안 되던 것이 89.5%까지 쫓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망 개선은 춘천시의 생활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춘천시는 중장기 종합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중부·남부·북부 등 3개 생활권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중부는 도심 15개 동 지역과 동면·서면, 남부는 신동·동산·동내·남산·남면, 북부는 신북·북산·사북면으로 나뉘게 된다.

세부적인 춘천의 미래 개발 계획도 틀을 잡아가고 있다. 도시개발 분야의 경우 행정 및 업무타운 조성, 춘천교도소와 군부대 외곽 이전, 문화예술인·헬스케어·휴양레저형 전원주거단지 조성, 명품 주거단지 개발 등이 주요 전략이다. 광역 기간 교통망과 연계한 역내 버스노선 체계 확립과 대중교통 수단 이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중교통 지향형 기법도 적용된다. 자전거 전용 도로 확충과 외곽 거점 공원 주차장 조성 등이 마무리되면 체계적인 역내·외 교통망이 기대된다.

산업경제 분야는 지식융합을 통한 지역산업 활성화, 환경친화적 산업중심의 녹색산업 육성, 소비·유통 서비스 기능 강화, 농업의 선진화, 축산업의 경쟁력 강화, 금융서비스 산업의 현대화 등 크게 6가지 전략이 추진된다.

여기에 문화예술 자원이 함유된 명품도시, 자연이 어우러진 호반의 도시, 국제적 레저 중심도시, 교육도시 및 정이 넘치는 평등도시 등도 춘천의 미래 청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