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기에는 소비가 줄어 기업이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지만 불황을 좀처럼 안 타는 것으로 알려진 업종들이 있습니다. 카지노나 섹스산업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이번 불황은 예년과는 달리 심해서 섹스산업마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성인잡지) 플레이보이가 지난 1분기에 공격적인 비용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137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플레이보이는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가 작년 10월 이후 전체 직원의 약 25%를 해고했습니다. 또 잡지 가격을 올리고 인쇄 부수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 같은 노력이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플레이보이만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매춘이 합법화된 독일의 매춘부들이 불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하는 일들을 소개했습니다. 각종 현대적 마케팅 기법을 동원해 고객의 관심을 끌고, 고객을 끌어오는 택시기사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업소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는 업소들도 있다고 하네요. 독일 하노버 홍등가의 경우 매출이 작년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자 적극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성매매 관광국으로 알려진 체코도 이번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관광 전문 조사업체에 따르면 체코는 성매매 산업을 통해 전체 외국 관광객이 이 나라에서 쓰는 돈의 60%를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 섹스산업의 최대 고객인 영국과 독일 남성들이 성매매를 자제하면서 이곳의 섹스산업도 심각한 불황을 맞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업소는 돈을 받지 않는 대신, 고객이 즐기는 장면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이를 인터넷에 올리거나 CD로 만들어 팔아 수입을 낸다고 합니다.

불황에 강했던 성 관련 산업이 이런 온갖 자구책을 내는 것을 보면 이번 불황이 미국·유럽 경제에 미친 강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늘을 느낄 수 있는 서글픈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