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금융 위기가 터지고 주가가 대폭락한 뒤, 약 6개월이 지난 올 3월부터 세계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에선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약세장 속의 일시적 상승)' 논란이 한창이다.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때의 주가가 힌트가 될 수 있을까? 10대 시절 대공황을 경험했던 피터 번스타인(Bernstein)으로부터 그 당시 상황을 들어봤다.
―1929년 뉴욕 증시 대폭락(crash)을 경험하셨죠?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빌딩에서 뛰어내릴 만큼 절망적이었죠. 뉴욕 증시는 3일 만에 20% 이상 폭락했어요. 하지만 정말 끔찍했던 건 이듬해인 1930년이었습니다. 그해 봄에 다시 강한 랠리가 시작됐어요.(다우지수는 1930년 연초부터 뛰기 시작해 4월엔 293까지 뛰었다.) 사람들은 '최악은 끝났고, 이제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믿었죠.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증시는 9월 초부터 재차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제사학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그의 저서 '대폭락 1929'에서 "주가는 매주, 매월, 매년 떨어져 1932년 7월 초엔 58을 기록했다"고 썼다.
―주가가 왜 다시 떨어진 겁니까?
"주가는 올랐지만, 기업 활동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죠. 진정한 침체(recession)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던 겁니다. 당시 '뱅크 오브 유나이티드 스테이츠(Bank of United States)'란 지역 은행이 있었어요. 이름이 묘하죠? 그런데 이 은행이 '뱅크런(bank-run·은행 예금 인출사태)'으로 파산했어요. 이후 다른 은행으로 뱅크런이 번졌고, 금융 시스템이 무너졌습니다. 이어서 구리와 밀 같은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기업과 가계는 돈을 빌릴 수가 없게 됐고, 모두가 절망감에 빠졌죠. 그 와중에 정부는 1931년 소득세와 관세(關稅)를 올리고, 연준(Fed)은 달러 약세를 우려해 금리를 인상했어요. 돌이켜 보면 모든 잘못된 일들이 겹친 겁니다."
번스타인은 자신의 책 '리스크'에서 한번 올랐다 다시 떨어진 대공황기의 주가를, 이른바 '평균으로의 회귀'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평균으로의 회귀란 모든 것이 평균으로 돌아가는 경향을 말한다. 싸게 사들이고 비싸게 파는 워런 버핏 식 투자전략도 이런 경향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빨리 행동해도 실패할 수 있다. 대공황 때 주가가 전보다 50% 하락하자 용기 있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주가는 뒤에 80% 이상까지 더 떨어졌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일어나지 않았고, 평균이 새로운 자리로 옮겨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