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의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정부의 초고층 빌딩 건립계획이 속속 발표되는 등 건설업계에 호재(好材)성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의 봄날과 맞물려 건설주(株)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월 경기선행지수가 15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설업종에 대한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는 건설주들이 가장 빨리 주가가 상승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해외사정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국내 실물경기도 여전히 침체를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문도 여전하다.
◆경기 좋아지면 건설 먼저 뜬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1998년 이후 2006년까지 5번의 경기 회복 과정에서 건설업종의 상승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기에 건설업종에 유동성 확대 효과가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변준호 KB투자증권 스몰캡파트장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한번 경기선행지수가 반등세로 돌아서면 9개월 정도 상승세가 지속됐다"며 "한동안 경기가 괜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투자도 풀리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중 설비투자가 21.2%나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건설투자가 작년 2월보다 12.2% 상승했다. 공공부문의 토목공사 실적호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최근 한화건설이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건설업체의 유동성이 점차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건설주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 태영건설이 아랍에미리트 5성급 호텔공사를 수주하는 등 중동에서 지연됐던 프로젝트 발주재개 움직임도 호재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건설업종지수는 32.23% 상승해 코스피지수 상승률(20.13%)을 크게 앞섰다.
◆정책의 약발 기대
정부정책도 건설주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양도세 한시 면제 등 부양책을 내놓은 정부는 지난달 30일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방안'도 제시했다. 펀드나 리츠 등 민간투자자금이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일 때 건설사로부터 최대 50%가량 싸게 살 수 있도록 해준다는 내용이다. 1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16만여가구가 된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이 4만8000가구, 준공 전 미분양이 11만4000여가구이다. 이창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리스크(위험)를 줄이기 위한 진일보한 미분양 주택 해소 방안"이라며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2만5000~5만가구 미분양 해소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1998년 미분양의 본격적인 감소와 주가 단기 랠리(급등) 시작이 일치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또, 아직 준공하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건설사 부도에 따른 투자 위험을 덜어주기 위해 대한주택보증이 공사 완공과 분양을 보증하고 팔리지 않은 아파트는 대한주택공사를 통해 사기로 했다. 전현식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수도권 내 미분양과 준공 전 미분양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며 GS건설을 수혜주로 꼽았다.
◆미국발(發) 상업용 부동산 부실
미국의 건설투자는 다섯 달 연속으로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월 건설투자 실적은 전월대비 0.9% 감소, 작년 10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월 실적은 2004년 3월 이후 거의 5년 만에 최저치에 해당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이체방크의 수치를 인용해, 사무용 건물과 호텔, 상점 등의 자산을 담보로 빌려준 7000억달러 규모의 대출 중 3월 현재 1.8%의 연체율이 발생, 작년 9월의 2배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2000년대 초 경기침체 당시 가장 높았던 연체율에 근접하는 수치다. 상업용 부동산은 덩치가 커, 부실이 발생하면 금융기관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집값 상승 여력은 커졌지만, 주식시장에 선(先)반영돼 주가 회복 속도가 집값 상승을 너무 앞지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