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도 최신형 터치스크린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31일 뉴사이언티스트지는 "핀란드 연구진이 터치스크린을 진동시켜 시각장애인이 점자(點字)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터치스크린 휴대폰은 화면에 나타나는 숫자나 글자를 눌러 사용한다. 실제 키패드에는 오돌토돌한 점자를 표시할 수 있었지만, 유리판인 터치스크린에는 그렇게 할 수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터치스크린 휴대폰을 사용할 방법이 없었다.

핀란드 탐페레 대학의 주시 란탈라(Rantala) 교수는 이 문제를 전류가 흐르면 진동을 하는 압전소자(壓電素子)로 해결했다. 요즘 나오는 햅틱(haptic, 촉각) 휴대폰은 압전소자를 이용해 터치스크린을 누를 때마다 실제 키패드를 누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를 점자에 이용하는 것이다.

점자는 한 글자를 6개의 점으로 나타낸다. 글자마다 위로 솟아 있는 점의 위치가 달라 손가락 끝으로 만지면서 글을 읽을 수 있다. 대신 연구진은 진동으로 점의 모양을 표현했다. 즉, 위로 솟은 점들은 짧고 강한 진동으로, 나머지는 약한 진동을 길게 주는 식이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손가락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가며 점자를 읽도록 했다. 즉 하나의 점에 해당하는 진동을 감지하면 그 옆으로 손가락을 옮겨 다음 점에 대한 진동을 알아내는 식이다. 하지만 실험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이 방식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엔 터치스크린의 어느 곳이든 손가락을 올려놓고 가만 있으면, 0.36초 간격으로 각각의 점에 해당하는 진동을 계속 주게 했다. 이렇게 하면 손가락을 옆으로 옮기지 않아도 점자를 읽을 수 있다. 연구진은 "시각장애인들이 이 방식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1.25초 만에 6개의 진동으로 구성된 한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 햅틱 회보(IEEE Transactions on Haptics)' 1~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