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 정부가 국내외에 선전해온 ‘10달러 노트북’이 ‘부실한 성능과 비현실적인 가격’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인도 일간 ‘타임즈 오브 인디아’는 5일 “인도 정부의 10달러짜리 랩톱 컴퓨터 프로젝트가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줘 웃음거리가 됐다”며 “이 랩톱은 컴퓨터라기보다는 일종의 연산장치(Computing Device)에 가깝다”는 인도 인적자원개발부(HRD)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노트북은 가로 10인치(25.4㎝), 세로 5인치(12.7㎝) 크기에 2기가 바이트의 메모리를 탑재했지만 단순히 저장된 정보를 읽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성능 논란 이외에도 이 노트북은  '단가가 애당초 발표한 것보다 터무니없이 높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영국의 한 언론은 “이 노트북을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정부 연설문 초고에는 생산 비용이 ‘10달러’로 되어 있었지만, 나중에 ‘100달러’로 수정되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10달러 노트북’은 인도 정부가 교육에 투자할 여건이 없는 빈곤층을 위해 ‘100달러’보다 값싼 노트북을 보급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 3년여간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는 인도과학연구원(IIS), 인도공과대(IIT-M), 벨로르 기술연구소 연구진, 세미컨덕터 컴플렉스 등이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 노트북은 공개하겠다는 얘기가 나온 당시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이런 컴퓨터가 10달러에 판매된다면 이는 타타모터스가 개발한 10만루피(약 280만원)짜리 승용차에 이은 또 다른 ‘저가혁명’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지만, 또 다른 일부에서는 “인도 정부 관료들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겨냥해 민심을 얻고자 벌이는 행동일 뿐”이라고 비판했던 것이다.

한편 지난 3일 개막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국가교육 과제’ 출범식에서 이 랩톱을 공개할 예정이던 HRD의 N.K. 시나 차관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구체적인 대답은 하지 않고, “아직 마무리 작업이 필요하다”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