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업계의 실적이 예상대로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시장부진과 함께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주요 업체들은 모두 작년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D램 업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2위인 하이닉스(000660) 역시 적지않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업체들과 비교할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상황이 그나마 나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합병 등 구조개편 작업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른바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왔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장지배력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하이닉스 등 주요업체 줄줄이 적자
하이닉스는 이날 지난 4분기 연결기준 영업적자 규모가 7820억원이라고 밝혔다. 직전분기 4647억원보다 영업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4분기 영업이익률은 -52%다.
하이닉스에 앞서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역시 그동안 이어오던 흑자기조를 마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연결기준으로 69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14.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앞선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삼성전자마저 영업적자를 기록할 만큼 시장상황이 어려웠다는 해석이다.
실제 다른 해외업체들의 실적과 비교할 경우 그나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미국]
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은 -47.9%,
[대만]
난야는 -105.6%에 달한다.
키몬다와 난야의 합작사인 이노테라 역시 -57.9%다.
[일본]
엘피다는 6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구조개편 가속화` 전망..삼성·하이닉스 수혜 전망
이처럼 주요업체들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메모리업계의 구조개편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
키몬다가 파산신청을 했고 대만업체들 역시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미국 마이크론, 일본 엘피다를 중심으로 한 합병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엘피다의 경우 일본 정부에 공적자금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메모리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업체들과 미국 마이크론-난야 연합군, 일본 엘피다-파워칩 연합군 등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후발업체들과의 기술력 격차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40나노급 DDR2 D램을 개발,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40나노급 공정이 적용될 경우 50나노급에 비해 생산성이 약 60% 향상된다. 하이닉스 역시 40나노급 D램 개발을 마무리하고 삼성전자와 같은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다른 해외업체들은 아직 50나노급 공정에도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기술력이 경쟁업체들에 비해 최소 1~2년 가량 앞서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같은 기술력 격차는 제품의 원가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이는 결국 수익성으로 연결된다. 업계에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는 주된 이유도 바로 이같은 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주요업체들의 실적이 모두 악화되면서 이제 일본 엘피다마저 공적자금 요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오랜동안 계속된 치킨게임이 거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와 같은 대규모 증설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시장이 회복되면 경쟁업체들보다 미세한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앞서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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