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회장 체제 이후의 포스코는 어떻게 될까. 일단 후임으로는 외부 인사보다 포스코 생산 부문에 정통한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 등 내부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포스코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회장직을 승계할 경우 포스코의 경영기조는 급격한 변화 없이 일관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임 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악화된 경영 환경을 극복하는 일이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산업 불황 때문에 적어도 올 1분기까지는 감산(減産)을 지속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간 단위마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1월에만 13%(37만t)가량 감산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신임 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부 인사가 회장에 오를 경우 포스코의 기업가치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주가에는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포스코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우량 투자 대상 기업이었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이 포스코를 '숨어있는 진주'라고 격찬할 정도였다. 버핏은 포스코에 약 3조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구택 회장의 조기 퇴진은 포스코가 민영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통제하에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경영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구택 회장에 이은 후임 회장은 극심한 철강산업의 불황을 헤쳐나가는 것과 함께 정권에 약한 포스코의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인도와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제철소 건설 사업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한 이사회 멤버는 "이구택 회장을 끝으로 포스코가 정치 외풍에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포스코 스스로도 노력해야겠지만 정치권과 사회 모두가 기업이 경영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