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의 데이빗 마쓰모토(Matsumoto) 교수팀은 선천적 시각장애인조차도 예의상 미소를 지어야 하는 순간의 얼굴 표정이 일반 사람과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표정이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한 정상인과 시각장애인 유도선수들의 얼굴 표정을 분석했다. 분석 자료는 23개국에서 온 선수들의 표정을 담은 4800장의 사진이었다.

연구팀은 시각장애인도 정상인처럼 동일한 표정을 짓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컨대, 결승전 패배로 은메달 수상이 확정된 선수들이 짓는 미소를 들 수 있다. 이때는 자신의 감정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소를 짓게 된다. 시상식장에 나온 은메달 수상자들의 이런 미소는 일반 사람과 시각장애인 간에 차이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예의상 짓는 미소는 단지 입 모양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미소는 입뿐만 아니라 눈이 작아지면서 볼 근육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경기 결과가 나온 후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표정에서도 시각장애인과 정상인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마쓰모토 교수는 "시각으로 표정을 배울 수 없는 선천적 시각장애인 선수조차도 일반 사람과 동일한 미소를 짓는다는 사실은 웃는 표정에 유전적인 요소가 개입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론을 낳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전문학술지 '개성과 사회심리학(Th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9일자에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