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사건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메이도프는 붙잡혔지만 그의 사기 행각에 누가 연루됐는지, 돈은 어디에 숨겼는지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연방수사국(FBI) 진술에서 다단계 폰지 사기는 혼자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 버나드 메이도프그러나 수사 당국은 범행을 도운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은 메이도프의 두 아들, 마크와 앤드류. 이들은 메이도프투자증권 직원으로 일했다는 점에서 사기를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 회사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 프릴링&호로위츠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메이도프가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모은 돈의 행방도 묘연하다. 수사 당국은 이 돈이 회사 계좌 어딘가에 숨겨져 있거나 해외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도프는 올해 초만해도 17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했다. 그러나 지난주에는 직원들에게 이 가운데 2억~3억달러만 남았다고 밝혔다. FBI 진술에서는 "개인적으론 파산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화이트칼라 범죄 전문가인 피터 헤닝 웨인주립대 법학 교수는 "메이도프가 기록을 남겨놨다고 하더라도 빼돌린 돈을 완벽하게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메이도프는 유럽의 여러 계좌를 복잡하게 이용해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어 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도프가 언제부터 사기 행각을 시작했는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따라서 폰지 사기를 의도하고 투자회사를 설립한 것인지, 아니면 자금을 운용하던 와중에 어떤 사정에 의해 시작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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