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4주 만기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4주짜리 미국 국채의 수익률은 지난 9일 0%를 기록한 데 이어, 11일에는 마이너스 0.03%까지 하락했다.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란, 이자를 받기는커녕 비용을 주고 돈을 맡긴다는 뜻이 되니 이론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이 나을 텐데 왜 이런 기현상이 생겼을까.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12월 연말 결산을 앞두고 내부 규정이나 계약 때문에 특정 만기의 미국 국채를 일정비율 보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사자' 주문이 몰렸고, 국채를 사서 수익을 남기기는커녕 웃돈을 얹어주고 국채를 사갔다는 뜻이다.

둘째 이유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이 포트폴리오(자산구성)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국채를 대거 매입했기 때문이다. 미 국채가 가득한 깨끗한 장부를 보여줄 경우 투자자 이탈을 막고 새로운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

셋째, 자산디플레이션(자산가격 하락) 위험 때문이다. 자산 가격이 일제히 하락할 경우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면 만기가 될 경우에 본전은 건진다.

삼성증권 권경혁 전무는 "금융기관들은 현금만 들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득실계산에서 부도 위험이 없는 국채를 사두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미국에서는 처음이지만 일본에서는 지난 1990년대 부동산으로 인한 장기불황 당시에 이미 나타났던 현상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인우 부장은 "당시 일본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부실한 일본계 은행에 엔화를 빌려줄 경우 대출자산의 건전성이 나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웃돈을 주고(마이너스 수익률) 유럽계 금융기관에 빌려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