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에는 대출을 꺼리면서도 14조원이 넘는 단기 자금을 한국은행에 맡겨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들이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공급받은 유동성(流動性·자금)을 대출에 사용할 경우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BIS비율 하락 위험에 처한 은행들의 사정까지 감안해서 정부와 한은이 유동성 지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한은에 의무적으로 맡겨야 하는 '지급준비 예치금'(은행 예금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강제로 예치하게 하는 돈) 25조원 외에도, 지난달 28일 현재 14조8000억원의 단기 자금을 더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7일 한은이 실시한 RP(환매조건부 채권·일정 기간 후 되산다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 매각에는 총 13조원의 시중은행 자금이 응찰, 이 중 12조원이 낙찰됐다. 시중 은행들이 남아도는 단기자금 12조원을 연 4% 금리를 받고 7일간 한은에 맡긴다는 뜻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은행과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의 일환으로 수출환어음 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