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쁠 때엔 햄버거 등 저가 식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업체 주가가 오른다는 '햄버거 효과'가 국내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1일 미국 햄버거업체 맥도널드는 경제위기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더 싼 메뉴를 선호하면서 10월 점포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라면·소주 등 식품업체들이 경기침체의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가 1897.13에서 1100대로 40% 이상 급락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현상이다. 반토막 나는 종목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농심은 올해 초 19만4500원에 시작해 12일 주가는 21만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이 회사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라면제품의 매출호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의 전년대비 라면 판매(수량 기준)는 올해 1%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라면의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떨어지는 점도 농심의 실적에 긍정적이다. 이달 초 68만9000원이었던 롯데칠성은 12일 81만1000원으로 18%나 주가가 상승했다.
맥주나 소주업체들도 햄버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소비량은 올 들어 9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11년 전 외환위기 때도 그랬듯 불황이 다가오면 양주보다 저렴한 소주 등을 찾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30일 신규 상장해 19만원으로 출발한 하이트맥주도 12일 20만7000원으로 주가가 올랐다. 주정(술의 주성분)업체인 진로발효는 이달 들어 주가가 4% 올랐다.
최자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맥도널드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것처럼 국내 식품시장에서도 경기 불황기를 맞아 라면 등 저가제품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