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공동 컨소시엄을 이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戰)에 나섰던 GS가 지난 13일 최종입찰 직후 돌연 '인수전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난기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GS그룹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와 마감 전까지 입찰 가격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불참 입장을 포스코와 산업은행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GS가 빠졌지만 포스코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인수 후보 중 한 곳인 한화는 "포스코의 입찰 자격에 중대한 하자가 생긴 만큼 입찰 자격 유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포스코의 입찰 자격을 유지할지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채 고심을 거듭했다.
◆GS 불참 원인은 입찰가격… 양측 제시가격 1조원 이상 차이
포스코와 GS의 공동 컨소시엄이 파기된 가장 큰 이유는 입찰 가격을 둘러싼 입장 차이였다.
두 회사는 지난 9일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했고, 11일부터 응찰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양측이 제시한 응찰 가격이 1조원 이상 차이가 나면서 협상이 길어졌다. 포스코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기선을 잡기 위해 7조원 이상을 제시한 반면 GS는 5조~6조원을 주장해 협상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용 GS홀딩스 부사장은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경제성장률, 기준환율 등 각종 조건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며 "우리는 비합리적으로 높은 가격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입찰 마감일인 13일 낮 12시에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허창수 GS 그룹 회장이 오찬을 겸한 최후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GS는 이때 '인수전 불참' 입장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마감 전에 이미 빠지겠다는 뜻을 포스코와 산업은행에 알렸으며 우리 입장을 담은 서류도 산업은행에 보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그러나 입찰 마감 직전까지 양측 간 협상이 계속 진행됐으며, 물리적으로 입찰제안서를 수정해 제출할 시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나중에 추가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컨소시엄 대표로서 GS의 입장을 감안한 절충 가격을 적어 넣은 후 입찰 서류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포스코 단독 입찰 허용 놓고 '골치'
GS의 불참 선언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이 되고 있다.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고심을 거듭했다.
포스코는 14일 긴급이사회에서 단독 입찰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아예 빠지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인수전 불참 시 포스코의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당초 단독으로 할 생각이었던 만큼 인수전에 계속 참여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동희 부사장은 "이사회가 단독 입찰을 결정한 만큼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며 "다만 산업은행이 단독 입찰을 불허할 경우 따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한화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화는 이날 오전 법무법인 세종의 자문을 얻어 "포스코의 입찰 자격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산업은행에 보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의 단독 입찰은 이미 입찰이 끝난 뒤 입찰제안서에 수정을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산업은행이 포스코의 입찰 자격을 유지한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도 포스코와 거의 비슷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인수 후보인 현대중공업측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으며, 산업은행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로펌에 이 문제에 대한 해석을 의뢰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포스코의 입찰 자격을 유지하고, 예정대로 오는 24~25일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유명 로펌의 한 변호사는 "파는 측이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진행하는 입찰인 만큼 포스코의 입찰 자격을 유지하더라도 법적 논란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