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GS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국내외 자금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시가 총액이 5조원 남짓으로 매각 대상인 50% 지분 가격은 2조5000억원 가량이지만, 산업은행은 7조~8조원 가량을 매각 대금 가이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무려 200%에 달한다.

이런 덩치 큰 기업을 단독 인수하면 그만큼 리스크가 커진다. 게다가 조선산업은 2000년 이후 7년 이상 지속돼온 호황기가 저물면서 향후 2~3년 동안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단독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부터 본격 협상 들어가…수차례 결렬

양사의 합작설은 지난해부터 나왔지만, 실제 양사가 최고경영자(CEO)급 협상에 나선 것은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앞둔 지난 8월 중순이었다.

이번 인수전에서 포스코는 자금력이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에너지·건설 부문을 거느리고 있는 GS는 대우조선해양과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지만, 자금력이 떨어진다는 소문에 시달려 왔다.

공동 컨소시엄 구성은 포스코의 자금력과 GS의 시너지 효과를 합쳐 인수전에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서 공동경영 체제에서 어느 한쪽이 다수 지분을 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협상은 수차례 결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전 세계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이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협상은 급진전됐다. GS가 LG와 57년간 동업해왔고, 지금도 GS칼텍스가 미국 셰브론과 합작하고 있는 점도 협상 타결의 한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양사 간 경영권을 50대 50으로 하는 공동경영 방안이 확정됐다.

포스코측은 "대우조선해양에 고부가가치 LNG선박을 발주한 중동 바이어의 반 가까이가 GS와 가까운 관계였고, GS의 풍부한 동업 경험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GS그룹 관계자도 "인수전에 아낀 자금을 에너지 분야 해외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흥행 살아났다" 산업은행 반색

이번 공동 인수 선언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저울추가 한쪽으로 기울게 됐다. 두 그룹의 제휴로 인수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다른 인수 후보자인 한화그룹은 단독으로 인수전에 계속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측은 "양측의 합작은 이미 예견됐던 일로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 인수 전략을 짜왔다"며 "한화는 단독으로 최종 입찰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 침체로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이 크게 떨어져 고심해온 산업은행은 환영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공동 컨소시엄에 대해 '가능하다'는 쪽을 염두에 두고 법률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입찰 마감일에 너무 임박하지만, (입찰 포기나 후보자들간 연합으로) 후보군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