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ERP, 또는 더 크게 보아 IT를 투자할 때의 효과는 무엇인가? 사실 이 질문은 업계뿐 아니라 학계를 오랫동안 괴롭혀 왔던 질문이다. 많은 기업이 정보화에 많은 인력과 자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확실한 답을 갖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IT ROI(투자대비성과)는 항상 도출하기가 힘들고, IT부서는 경영진을 설득하기에 힘들어 하며 언제나 지원부서로 남아있다. 가끔 IT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을 보면 업무량이 많아 밤새워 야근하는 일이 잦지만, 기업의 중심 부서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IT부서와 현업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라고 보며, 어떤 사람은 정보화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로 보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보는 측은 두 부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CIO(최고정보관리자) 등을 두어 IT부서의 장이 경영진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가며 경영진이 IT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제시한다. 반면 좀 더 근본적인 문제로 보는 측은 IT의 역할이 기업의 오퍼레이션에 한정됨으로 기업 IT의 최대목표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아닌 현 업무의 중단 없는 진행이며(예를 들어 은행이나 통신의 IT시스템이 오작동해 전체 업무의 진행에 방해되지 않게 하는 것), 그렇게 때문에 IT에 관한 투자는 항상 선두적일 필요가 없고 수동적으로 가장 비용이 절감되는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측면에서의 주장에서는 ERP나 에이스종합건설 사례에 나오는 PMIS (Project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등의 전사적 업무 중심 시스템의 역할에 관하여 회의적이다. 근본적으로 이것을 통해 비용을 절감 할 수는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모든 기업이 동일 시스템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ERP나 PMIS를 통한 경쟁우위를 획득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스종합건설의 예는 업무중심의 시스템을 갖고도 충분히 경쟁우위를 만들어 갈 수 있음을 보였다. 도입된 PMIS로 현장 인력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해졌고 각 분산된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투입되는 레미콘 등의 부자재를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하게 됨으로써 공사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결국 다시 ERP 등의 IT업무 시스템의 투자효과에 대해 질문을 해 본다면 답은 '투자효과는 그것을 사용하는 기업의 능력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IT와 관련된 조직의 능력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IT와 현업부서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이것은 아주 중요하며, 단지 전산실장을 CIO라 부름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에이스종합건설의 예에서 보듯이 경영진의 IT에 관한 확고한 믿음과 지식이 있음으로써 해결된다. 현장에서는 도입초기 PMIS 도입에 따른 추가 업무 부담과 실시간으로 감시당하는 것에 대해 반발이 심했으나, 경영진이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과 향후 얻게 될 장점을 들어 꾸준히 현장인력을 설득하고 나간 것이 전사적인 IT 시스템의 성공으로 나타난 것이다. 두 번째 능력은 IT를 통해 혁신 프로세스를 각 현장에 빨리 전파시키는 능력이다. 우리가 ERP 등의 전사적 업무 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단순한 통합관리가 아니라 부분에서 일어난 혁신을 전사적으로 전파시켜 조직차원의 혁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에이스종합건설의 예에서도 부자재관리 등의 혁신 프로세스는 ERP가 미리 설치,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면 전사적으로 파급속도가 더디게 일어났을 것이다. 세 번째 능력은 ERP 등을 통해 업무를 전산화 한 후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수집과 분석에 관한 능력이다. 흔희 BI(Business Intelligence)라 불리는 것으로 ERP를 통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관한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를 어떻게 수집, 분석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의 기초로 삼는가에 관한 것이다.
최근 하버드와 MIT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IT를 통한 혁신, 그리고 경쟁우위는 아주 명확해졌으며, 기업의 IT 능력에 따라 기업 간 시장점유율, 이익률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스종합건설의 예는 작은 기업이면서도 정보화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경우이다. 여기서 소개한 성공사례는 그저 한 예일 뿐이며, 한 기업의 IT 능력이 점점 커짐에 따라 기업 간 경쟁력의 차이 또한 점점 커져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