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동안 앉을 사이 없이 일한 당신의 명절노동 대가는 얼마일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10일부터 홈페이지(www.kwdi.re.kr)에서 가동하기 시작한 '전업주부, 연봉을 찾아라'는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를 현실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 음식준비, 세탁 등 의류관리, 청소, 시장 보기, 자녀나 부모 돌보기 등 37개 항목에 드는 시간을 1일 단위로 산정해 이를 월급으로 환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4개월 된 딸을 키우는 38세의 전업주부 김희정 씨의 경우를 보자. ▲음식 준비 및 정리 시간 3시간30분 ▲세탁·다림질·바느질 등 의류관리 1시간30분 ▲청소 및 정리 40분 ▲시장 보기 등 가정관리 관련 물품 구입 30분 ▲가계부 정리, 은행·관공서 일 보기 등 가정경영 30분 ▲미취학 자녀 보살피기 5시간 ▲초등생 자녀 보살피기 2시간 ▲배우자 보살피기 20분으로 김씨의 1일 총 가사노동시간은 14시간.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432만9000여 원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추석 일당'도 어림할 수 있다. 명절 음식과 차례를 준비하는 데 12시간 가까이 일했다면 '12×1만172원(2006년 기준 시간당 평균 임금)'으로 하루 약 12만2000원어치의 노동을 한 셈이다.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를 평가한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주부의 노동가치가 저평가됐었다는 것이 여성계의 지적.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전업주부의 노동가치는 일용직 노동자에 준한 일당 5만원. 이 경우 전업주부 월급은 110만원 수준이다. 2005년 전업주부의 가사노동가치를 숙련도 높은 특수인부의 일당으로 계산, 1일 6만5000원으로 평가한 적도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불만이 제기됐었다.

연구원은 이번에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전체 직종의 시간당 평균임금(2006년 기준 시간당 1만172원)으로 맞춰 계산했다. 주부가 가사 대신 사회활동을 할 경우, 전체 직종 평균 정도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상정한 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한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전업주부는 경제력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폄하되어온 게 현실"이라면서 "이 프로그램이 주부의 가사노동이 갖는 경제적 가치, 돌봄 노동의 중요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