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공장 폐수에 묻혀 있는 구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고등기술연구원 청정재료공정연구팀은 3일 컴퓨터 부품·디스플레이 제조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공장 폐수에 숨은 나노 구리 입자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오는 10월 대한금속재료학회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의 구리 수거 기술은 전기분해·환원법 등이 있지만 모두 구리 수거과정에서 또 다른 폐수를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또 이물질이 적은 고순도의 구리를 얻기 위해서는 기술자문료를 해외 업체에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상용화의 걸림돌이 돼왔다.

이번에 개발된 고등기술연구원의 구리 분리 기술은 분리 과정에서 폐수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수거된 금속 중에서 구리가 9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순도를 자랑한다. 고등기술연구원 홍현선(41) 팀장은 "폐수에서는 염소가 구리입자를 잡고 있다"면서 "구리 대신 철을 염소에 주고 구리를 떼내는 방식"이라며 "구리 입자들을 크기별로 손쉽게 분리할 수 있어 활용폭도 넓다"고 밝혔다.

폐수에서 뽑아낸 나노 구리 입자.

이렇게 수거된 나노 구리입자들은 크기에 따라 전극·자동차 윤활제·화학공학의 촉매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또 구리를 분리하고 남은 폐수는 다시 컴퓨터 제조에 투입돼 식각(蝕刻·etching) 용액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 구리도 뽑아내고 폐수 자체도 재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IT 분야의 제조 과정에서만 연간 5만t의 공장 폐수가 생겨난다. 이 중 구리 입자는 최대 15%인 7500t이 포함돼 있다. 구리함유 폐수는 t당 8만원 선에 판매될 정도로 또 다른 산업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