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불과 이틀 만에 주가가 67포인트 빠지며 1400선에 턱걸이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에선 '9월 위기설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시장이 받아들이는 심리적 불안감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이미 투자한 사람들은 손해가 너무 커서 빼지도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새로 들어가기도 주저되는 난처한 상황이다. 게다가 은행권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에 발이 묶여 기업들의 자금난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현금성 자산 등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들을 살펴보라고 말한다. 회사는 혹시 잘못되는 일이 있어도 투자금을 어느 정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만, 이런 자산주에 대한 지나친 맹신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약세장에서 주목 받는 자산주

증권사들은 이런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들로 대한항공·롯데칠성·한신공영·한진중공업·아이에스동서 등을 꼽았다.

삼성증권은 대한항공을 추천하며 "항공기는 예상보다 유동화하기 쉬운 자산이라 유사시 얼마든지 매각해 현금화 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약 3조5000억 원의 자산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화증권롯데건설·롯데삼강·롯데쇼핑 등 투자유가증권과 서울 서초동 물류센터부지(1만200평) 등 자산가치만으로도 현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롯데칠성을 추천했다. 한신공영은 시가총액의 86%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현금성 및 단기 투자자산(1583억원)이 강점으로 꼽혔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건설업체의 특성상 4분기 현금유입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연말 보유 현금은 더 증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진중공업도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상승이 그대로 마진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공시지가(1조7159억원)가 시가총액(1조5361억원)을 넘어서고 있어 최소한 마지노선은 구축해 놓았다는 평가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전 고정자산화로 되팔 수 없는 자산은 큰 의미가 없지만, 유동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나 즉시 매각 가능한 토지 등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고, 미수금을 착각하지 말라

자산주가 약세장에서의 '수퍼맨'은 아니다. 이익을 못 내는 자산이라면 아무리 많아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재고·미수금 등은 기업의 자산으로 잡히는데, 이것이 자칫 투자자의 눈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불황으로 쌓인 재고·미수금이 장부상 자산으로 반영돼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경기침체로 미분양 주택과 공사 미수금이 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대표적인 예다. 설사 매각 가능한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최근 자산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제값을 받지 못한다면 이 역시 진정한 자산주의 이익을 누릴 수 없는 경우다. 이럴 경우 장부상 자산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질 수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기업실적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자산 역시 짐이 될 가능성이 많다. 전문가들은 같은 자산을 가지고 어느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내느냐를 따져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자산주는 이미 상승기 때 빠른 자산가격 상승의 이익을 누린 만큼 자산가치 하락의 위험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할 때 자산주라는 이유만으로 종목을 고르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