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고금리 정기예금이 부활했다. 지난 2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대로 뚝 떨어진 이후 거의 5개월 만이다.
이달 중순부터 연 6%를 기본으로 연 6%대 중·후반까지도 주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예금이 쏟아지고 있다. 중·장기적인 금리 상승 기조에, 추가 자금을 확보하려는 은행들의 필요가 겹쳤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금융 불안기에 목돈을 장기간 안전하게 굴리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투자 기회다.
◆은행권 6%대 예금 재등장
외환은행의 '마이 파트너 정기예금'은 기본 금리가 연 6.61%로, 현재 은행권 최고 금리다. 이자소득세(15.4%)를 제하면 실제 금리는 약 연 5.59%. 지난 4일부터 1조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는데, 22일까지 벌써 7725억원이 모였다.
기존 외환은행 고객이면 거래 실적 따라 최고 연 0.25%포인트의 추가금리도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은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이번 주에 다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은행이 이달 30일까지 판매하는 '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고객들의 총 가입액이 20억원 이상이면 연 6.0%, 60억원 이상이면 연 6.05%, 100억원 이상이면 연 6.1%의 금리를 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판매 첫날 약 18억원이 모여 1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 6.1%에서 이자소득세를 뺀 실제 이자율은 약 연 5.16%다. 30일까지 하나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최대 모집한도 500억원이 되면 판매가 끝난다.
우리은행의 팝콘 정기예금은 정기예금의 월 이자를 적금 계좌로 다시 적립해 주는 복합예금이다. 1년 만기 연 5.9%의 이자율을 기본으로, 급여통장 거래를 하거나 우리카드를 사용하는 고객, 만 65세 이상 고객 등은 0.1~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얻어 최고 연 6.1%의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예금은 연 7%대 육박
저축은행권에서는 연 7%대에 육박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고금리는 부산 영남저축은행의 연 6.9%다.
뒤를 이어 서울의 스카이저축은행, 영풍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연 6.85%짜리를 내놨고, 역시 서울의 대영저축은행, 서울저축은행, 진흥저축은행, 프라임저축은행 등이 6.8%짜리를 내놓고 있다. 연 6.85%의 금리일 경우, 이자소득세를 뺀 실제 이자율은 약 5.8%다.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금리가 높지만, 은행에 비해 다소 불안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이때는 소위 8·8클럽(자기자본 비율 8% 이상, 고정이하 여신 비율 8% 미만)에 속하는 건전한 저축은행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저축은행 예금도 은행예금처럼 5000만원까지는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니, 1년 후 원금과 이자를 합쳐 딱 5000만원이 될 만큼만 가입하면 안심할 수 있다. 연 이자가 6.85%일 경우 약 4679만원을 예치하면 1년 만기 후 약 5000만원(이자소득세 포함)을 받을 수 있다.
◆예금 금리 상승세 이어질 듯
예금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의 경우 한 발 앞서 오르면서 예금 금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시중 금리가 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들에 "예금은 늘리고 대출은 줄여라"고 지도에 나서면서 예금을 유치하려는 은행 간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의 예대율(총예금액을 100%로 봤을 때 대출액수의 비율)은 지난 3월말 기준 126%에 달해 꽤 높은 편이다.
A 시중은행 예금 담당자는 "일부 은행들의 연 6%대 고금리 예금은 예대율을 낮추려는 고육지책 같다"며 "고객을 뺏기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경쟁 상품을 내놔야 할지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