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증시를 포함해 전 세계 주식시장이 깊은 수렁에 빠지면서 국내외펀드 수익률도 고꾸라지고 있다. 하지만 약세장 속에서도 웃는 주식 관련 상품들이 있다.

주가가 하락할 때 오히려 돈을 버는 일명 '청개구리펀드'인 '리버스인덱스펀드'와 '풋 주식워런트증권(ELW)'이 대표적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연 5%의 수익으로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3개월간 최고 10% 수익 낸 리버스펀드

리버스인덱스펀드는 말 그대로 지수(Index)에 거꾸로(Reverse) 투자하는 펀드다. 지수 흐름을 따라가며 수익을 내는 정통 인덱스펀드와는 정반대로, 선물 매도 등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파생상품에 투자해 주가가 내리면 수익률이 올라가는 구조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코스피지수가 8.91% 하락하는 동안 리버스인덱스펀드는 최고 10%에 이르는 수익률을 냈다. 국내 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11.2%, 해외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6%의 수익률을 낸 것과 비교하면 탁월한 성과다. 연초대비로도 코스피지수가 15% 떨어지는 동안 13~17%의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리버스인덱스펀드는 주가 조정기에는 빛을 내지만, 장기 투자로는 부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지난 3년간 코스피지수가 58% 오르는 동안 리버스인덱스펀드는 마이너스 31~38%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CS자산운용 윤주영 인덱스운용팀장은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 리버스펀드는 바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공격적인 투자자'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자금을 묻어두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발 빠르게 읽을 줄 아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얘기다.

리버스인덱스펀드는 보통 엄브렐러펀드 형태로 판매된다. 엄브렐러펀드란 우산살처럼 전환수수료 없이 여러 개의 펀드로 갈아탈 수 있는 펀드로, 리버스인덱스펀드 단독으로 판매되기보다는 머니마켓펀드(MMF)나 인덱스펀드와 함께 묶어서 판매된다는 얘기다.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리버스인덱스펀드에 가입했다가 상승장에서는 정통 인덱스펀드로 갈아타는 식이다. 예컨대, 운용사가 전환 시점을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펀드도 있지만, 대부분의 펀드는 투자자가 주가 추이를 보고 전환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주가 떨어질 때 수익 나는 풋ELW

풋ELW도 리버스인덱스펀드처럼 주가가 떨어질 때 이익을 내는 상품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풋ELW란 특정 주식을 미리 정한 행사가격에 미래 일정시점(만기일)에 팔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증서다.

예컨대, 국민은행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우리8166국민은행풋ELW'의 경우 행사가격은 5만2000원, 전환비율은 0.1(ELW 1개로 국민은행 0.1주를 팔 수 있다는 뜻), 최종거래일이 올 9월 23일이다. 만약 만기 시점에서 국민은행 주가가 5만2000원보다 낮은 4만5000원이 된다면 ELW 1개당 (5만2000원-4만5000원)×0.1인 700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민은행풋ELW 주가는 175원이므로, 175원을 투자해 700원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만기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시장에서 수시로 사고팔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주가 추가 하락을 예측한 투자자들의 매수 급증으로 '삼성8019코스피200풋ELW' 가격이 8일 322% 폭등하는 등 주식시장에 상장된 풋ELW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이다. 그러나 풋ELW 또한 주가가 상승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CMA로 연 5%대 수익

주가 하락기에는 아예 주식투자를 잠시 쉬는 것도 방법이다. CMA는 하루만 맡겨도 연 5%대의 고금리를 주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쉴 때도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CMA 잔고는 올 들어서만 4조3000억원, 138만 계좌나 늘었다.

특히 최근 시중 금리상승과 함께 CMA 금리도 속속 인상되고 있어 투자매력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루만 맡겨도 연 5.3%의 금리를 주는 MMF투자형 CMA 판매를 시작했고, 우리투자증권의 옥토CMA는 연 5.1~5.4%, 동양종금증권은 연 4.5~5.6%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