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파인만(1918~1988·사진)은 1948년 ‘파인만 다이어그램’이라는 독창적 아이디어로 양자전기역학의 난제를 해결했다. 미시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물리학자다.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는 파인만이 63년 워싱턴대에서 강연한 물리학 강의 등을 담았다. 유머와 기지가 넘치는 강사로도 유명하던 파인만은 세 차례 강연을 통해 과학이란 무엇인지,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사회의 다른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다소 민감한 부분인 국제 정치나 종교에 대한 과학자 파인만의 시각도 담았다. 세상에 만연한 사이비 과학이나 가짜 초능력자, 미신 따위에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익살스러운 비판을 가한다.

빈민 구제나 교육정책과 같은 분야에도 세심한 관심을 가지는 파인만의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파인만은 과학의 시각으로 사회의 다른 분야를 바라보는 일, 그 자체가 과학의 의미라고 강조한다.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한 엄정한 실험을 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가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일련의 과학적 사고방식이 비단 자연현상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얀 가운을 입은 과학자들이 답답한 밀실에서 복잡한 실험기구들을 갖추고 이해하지 못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과학이라는 선입견이 아직도 존재하는 사회에서 파인만의 강의는 ‘진짜 과학’을 말하고 있다. 정무광·정재승 옮김, 192쪽, 1만원, 승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