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우주관광용 로켓 개발에 나서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한국의 강점인 IT를 우주산업에 접목하면 우리만의 블루 오션(blue ocean·경쟁자가 없는 신시장)이 될 것이다."

한국 우주개발사에서 '최초'라는 꼬리표를 가진 남녀 주인공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소연(30) 박사와 쎄트렉아이 박성동(41) 대표가 만났다. 이 박사는 지난 4월 한국인 최초로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다녀왔다. 1992년 8월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제작에 참여한 박 대표는 국내 첫 인공위성 제작회사인 쎄트렉아이를 세웠다. 최근 모교인 KAIST 교정에서 만난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우주를 접했지만 우리나라도 우주산업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우주개발 후발국인 우리나라가 우주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소연=미국이나 러시아처럼 규모를 키우기보다, 우리의 강점인 IT(정보기술)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러시아 우주인들도 나에게 "우주산업에서 한국만의 블루 오션은 IT"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15분에 1만 달러(약 1000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세계를 이끄는 우리의 IT가 우주산업에 접목될 수 있다고 본다.

박성동=우리별 1호를 띄울 때만 해도 우주산업이 전무(全無)했으나, 지금은 GPS(위성항법장치)·이동통신·위성 TV 등 우주기술을 이용한 제품이 일상화됐다. 2003년 통계로 우주산업 규모는 세계적으로 100조원에 달한다. 아프리카·동남아의 주요 국가들도 인공위성을 띄우기 시작했다. 우리만의 틈새 시장을 노리면 승산이 있다.

우주인 이소연 박사와 인공위성 우리별의 주역인 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가 모교인 KAIST에서 우주에 대한 자신들의 도전과 한국의 우주산업을 전망하고 있다.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서 정부나 기업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이= '욕 안 먹으려면 관 속에 있으면 된다'는 말도 있다. 시행착오를 허용하는 관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러시아가 이를 잘 보여 준다. 그들은 무조건 해내야 한다는 식으로 일을 추진하기보다 기분 좋게 교육시키는 풍토였다.

▲박=우주산업은 다른 분야보다 상상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한 포럼에서 우주산업만큼은 정부가 손을 떼고 민간 위주로 가야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규제 위주로 산업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어서 신생 분야인 우주산업과 맞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우주관광 분야가 주목된다. 고도 100㎞의 상공까지 비행했다 돌아오는 우주비행은 조만간 실현될 것이고, 신혼여행을 우주에서 일주일간 보내는 스페이스호텔 프로그램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가격은 1억~10억원을 넘어서겠지만 세계적으로 억만장자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시장성은 충분하다. 로켓 개발의 후진국인 우리도 충분히 해볼 만한 분야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를 동경했었나?

=원래 꿈은 외과의사였다. 그래서인지 KAIST에 입학하고 나서도 잘 적응을 못하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어떻게든 학교를 떠나고 싶었는데 인공위성 유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탈출구가 됐다.

▲이=우주인 선발에 참여하면서도 내가 우주인으로 뽑힐 것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선발과정에서 8명으로 압축될 때까지도 '한국 최초의 우주인과 친구가 될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