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자기가 아니라 233년째 아름답고 재미있는 스토리(story)를 팝니다."
덴마크의 세계적 도자기 회사인 로열 코펜하겐(Royal Copenhagen)의 한국지사장인 남기령<사진> 대표의 얘기이다. 덴마크의 줄리안 마리 여왕의 후원으로 1775년 출범한 이 회사는 현재 세계 30여 개국에 진출해 1700개가 넘는 테이블웨어와 도자기 인형 등을 팔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롯데호텔 매장에서 만난 남 대표는 "디자이너 셰인 브록스와 함께 로열 코펜하겐의 캐릭터들이 모험에 나서는 어린이용 그림책 '가면무도회(Masquerade)'를 출판하면서, 책에 나오는 주인공인 해마·북극곰·고양이를 소재로 한 어린이용 테이블웨어를 내놓은 게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런 제품들은 단순한 식기(食器)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꿈과 동심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매개체 입니다."
그는 "1908년 이후 100년 동안 해마다 다르게 제작되는 '기념접시(Year plate)'도 각각의 스토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수집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급 테이블웨어인 '플로라 다니카(Flora Danica)'만 해도 18세기에 12년에 걸쳐 완성됐어요. 이후 덴마크 왕실 소유가 됐고 오늘날까지 왕실의 각종 의식에 사용되고 있어요. 플로라 다니카를 산다는 것은 그 모든 스토리와 역사를 소유한다는 의미입니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영국 시티대학에서 MBA를 받은 직후인 98년 남 대표는 로열 코펜하겐에 입사했다. "원래 식기 같은 리빙분야를 너무 좋아했어요. 신문에 난 구인 광고를 본 순간, 글자가 튀어나오더라고요. 무보수로 6개월을 일하며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렸죠."
남 대표는 마케팅·홍보실장을 거쳐 2002년부터 한국 지사장을 맡고 있다. 남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로열 코펜하겐은 핵심 고객군의 확보에 집중했는데 앞으로는 저변을 넓혀갈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들여왔기 때문에 이제 가정뿐 아니라 품위 있는 레스토랑에서도 로열 코펜하겐의 제품을 찾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