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나 개별 종목의 정곡을 후벼 파내는 날카로운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증권시장에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리포트는 그 자체가 많지 않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용기 없는 보고서'뿐이란 불만을 내놓기도 한다. 시장 주도주의 전망치를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해당회사는 물론이고, 그 회사에 투자를 한 투자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비난을 걱정하지 않는, '눈치 보지 않는' 보고서는 없는 것일까?
이런 문제제기에 대한 해답이 될 만한 단초가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곤혹을 치르는 미국의 월가에서 벌어졌다.
작년 10월 월가에는 혜성처럼 등장한 애널리스트가 한 명 있었다. 중소 은행인 오펜하이머 소속 애널리스트인 메레디스 휘트니가 주인공. 그는 차마 아무도 언급하지 못했던 '금융황제' 씨티그룹의 위기를 강하게 경고했다. 그의 보고서 발표 다음 날 씨티그룹의 주가는 폭락했고, 4 거래일째는 당시 씨티그룹 CEO였던 찰스 프린스가 사임했다. 그는 단숨에 월가의 족집게 애널리스트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휘트니의 사례를 분석한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루이스의 글에 이런 대목들이 나온다.
"휘트니의 성공은 '소형 금융기관 애널리스트' 였기 때문이다. 월가도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의 진실한(?) 생각을 맘대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으며, 괜히 시도를 했다가 자신이 속한 기관에 불이익이 가면 본인 역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금융사이기 때문에 주목을 덜 받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자유로운 시각에서 시장과 종목을 평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은 금융사의 리포트가 더 신뢰할 만한 것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형 금융사의 이름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중소형 금융사 보고서에도 주목은 할 필요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명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국면의 전환을 정확히 짚어내는 보고서는 늘 소수 의견에서 나오는 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