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오후 5시38분(한국시각)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30)씨가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 미국 여성 우주인 패기 윗슨과 함께 지구로 돌아온다. 갈 때와 같은 종류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오지만 갈 때와 올 때는 전혀 다른 경로를 밟는다. 돌아올 때는 갈 때와 달리 속도를 줄이는 기술이 관건이다.

◆속도 늦추기가 핵심

소유즈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갈 때는 이틀 넘게 걸렸지만, 돌아올 때는 3시간23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완행열차로 갔다 KTX를 타고 돌아오는 셈이다.

이처럼 빨리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지구 중력에 몸을 맡기기 때문이다. 우주로 갈 때는 지구 중력을 이기기 위해 엔진을 점화해 엄청난 속도를 냈지만, 돌아올 때는 가만히 있어도 지구 중력이 잡아당겨 엄청난 속도가 난다. 귀환선이 지구 대기권을 진입할 때 속도는 무려 초속 230m. 끝까지 이대로 가면 우주선은 산산조각이 날 수밖에 없다.

귀환선은 착륙 15분 전까지 8개의 과산화수소 연료 엔진을 점화해 그 반동력으로 속도를 줄인다. 이후엔 낙하산의 몫이다. 주 낙하산은 넓이가 1000㎡나 된다. 낙하산이 펴지면 귀환선은 지구 표면과 30도 각도로 기울어진다. 대기권을 진입할 때 마찰열로 달궈진 표면을 자연 바람을 이용해 식히기 위해서다. 착륙 직전에야 바로 서 지상과 수직이 된다.

마지막으로 착륙 2초 전 6개의 고체연료 엔진을 분사한다. 이 엔진은 착륙 속도와 우주인이 받는 힘을 15~30%가량 줄여 사뿐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기권 진입 각도는 7도 유지해야

귀환선은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진입 각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소유즈는 대기권 표면과 약 7도 각도를 이루며 진입한다. 만약 7도보다 작으면 물수제비를 뜬 조약돌처럼 대기권에서 튕겨나간다.

반대로 7도보다 큰 각도로 들어가면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 가속도가 급증한다. 소유즈 우주선이 7도 각도로 진입할 때 우주인들은 약 7G(중력가속도 단위)의 가속도를 경험한다. 지상에서 느끼는 중력 가속도가 1G이다. 2G가 되면 자기 몸무게의 두 배로 누르는 힘을 느끼게 된다.

진입 각도가 1도 증가할 때마다 중력 가속도 역시 1G 정도씩 증가하는데 10도로 진입하면 우주선은 완전히 찌그러진다. 음식에 칼집을 낼 때 칼을 너무 눕히면 칼날이 들어가지 않고, 너무 세우면 생각보다 깊이 칼날이 박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소유즈 귀환선은 진입 각도를 0.1도까지 정확히 맞춰 대기권으로 진입한다.

◆맨땅 헤딩은 넓은 초원 탓

소유즈 귀환선은 카자흐스탄 초원에 떨어진다. 그런데 도착 예정지역이 가로로 100㎞, 세로로 50㎞나 된다. 경기도 면적의 절반에 해당된다. 이마저도 최대 몇 백㎞까지 벗어날 때가 있다. 지난해 10월 돌아온 소유즈 우주선은 도착 예정지에서 무려 300㎞나 벗어났다.

신형 소유즈 귀환선에는 착륙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속도 저감용 고체연료 엔진과 3축 가속도계 등이 추가로 장착됐다. 하지만 미국 우주왕복선이 활주로에 착륙하는 것에 비하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박철(75) 교수는 "이는 러시아가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카자흐스탄 초원 지역이 워낙 넓어 굳이 착륙지점을 정확히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빈 땅이 많지만, 언제 민간에 의해 개발이 될지 몰라 일찍부터 착륙지점을 정확하게 맞추는 기술이 개발돼 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