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삼성에 대한 특검 수사 발표가 있습니다. 이번 특검 수사 결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우리나라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잃을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탈세 및 경영권 승계의혹과 관련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IOC 윤리위원회가 자격정지나 제명 등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IOC 위원은 올림픽 개최지와 종목 선정 등 스포츠 외교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입니다. IOC 회원국을 방문할 때 비자(입국사증)가 필요 없고, 호텔에 투숙할 때는 해당 국가의 국기가 게양되는 등 '국빈(國賓)' 대우를 받습니다.

그만큼 IOC 위원에게는 엄격한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우리나라는 한때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했지만 2005년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공금횡령 혐의로 자격정지를 당했다가 자진사퇴했습니다. 박용성 위원도 비슷한 시기에 회계부정 혐의로 자격정지를 당했다가 13개월 만에 복권됐으나, 작년에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이 회장도 재판 결과에 따라 IOC 위원직을 잃거나 한동안 자격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IOC 위원이 된 후 대대적인 올림픽 마케팅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습니다. 삼성은 1998년부터 GE, 코카콜라, 맥도날드, 비자카드 등 각 산업분야의 대표적인 기업 10여 곳과 함께 '올림픽 공식파트너'를 맡아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회장이 IOC 위원 자격정지를 당한다면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현저히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비롯한 스포츠 외교에 적극 나섰으나, 자격 정지가 되면 활동에 커다란 제약을 받습니다.

삼성은 또 특검의 여파로 글로벌 시장에서 '범죄 집단'으로 몰릴 경우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애플·소니·델 등 유수의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리경영을 강화하는 세계적 추세에서 협력사들이 "이미지가 나쁜 삼성과는 같이 일을 하기 곤란하다"며 '글로벌 왕따'를 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미 소니는 차세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관계를 청산하기로 결정하는 등 이 같은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