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주가와 거래량은 동행한다. '닭과 달걀'의 관계처럼 선후(先後)는 모호하지만 통상 거래량이 먼저다. 경제활동에서 가격이 비싸서 거래가 많은 경우보다 거래가 많아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가를 '거래량의 그림자'라 부른다.

거래량은 시장에서 주식이 얼마나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지와 향후 주가 흐름이 어느 쪽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가령 어떤 투자자가 A주식 2만주를 매도하고 그 주식을 다른 투자자가 2만주 매수했다면 총 거래량은 2만주가 된다. 주식을 매도했던 A투자자가 팔았던 주식 2만주를 다시 사들인다면 그날 거래량은 두 배인 4만주가 된다. 시장 거래량이 의미 있게 증가하기 시작한다면 주가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거래량이 줄어든다면 주가 하락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거래량만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거래량은 줄어드는데 주가가 오르거나 거래량이 많아져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과거 수년간의 평균 거래량을 유지하면서도 주가 수준은 두 배가 넘기도 한다. 거래량과 주가의 관계에는 예외가 너무 많은 것이다.

투자자들은 특히 작은 거래량에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에 주의해야 한다. 우량 기업 주식을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유통 주식수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면 주가 상승은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일부 중소형주에서 나타나는 '거래 없는 주가 급등'은 시세조정을 목적으로 작전세력들의 물량 매집이 완료됐을 경우에도 나타난다. 지난해 최대 작전주로 꼽히는 루보와 UC아이콜스는 수개월 만에 주가가 각각 50배와 10배가 급등했지만 이 기간의 거래량 상승은 미미했다. 시세조정 사실이 적발된 후, 루보는 11일 연속 하한가, UC아이콜스는 17일 연속 급락했다.

거래량은 종목의 인기도와 수급의 강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유용한 지표다. 하지만 거래량이 기업의 실적과 재무상태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보유하는 것이 거래량 분석보다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