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지름신' 말까지 생겨

펀드 투자 열풍에 사로잡힌 투자자들, 국운이 걸린 FTA 협상장의 비화, 악재가 겹친 삼성그룹의 불운, 맞수 기업들의 피 튀기는 생존 경쟁…. 조선일보 경제부·산업부 기자들이 취재 현장의 생생한 뒷얘기를 소개해 온 조선경제 '뉴스 블로그'(B3면 고정 코너)도 한 해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화제가 됐던 뉴스 블로그를 간추려 올해 우리 경제를 반추해 봅니다.

◆펀드 투자 열풍

작년엔 부동산이 투자자를 울리고 웃겼다면, 올해는 주식·펀드 투자가 국민 행복지수를 좌우했습니다.

펀드 투자 열풍이 일면서 펀드 상품을 충동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펀드 지름신'(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충동 구매하도록 홀린다는 가상의 신)이란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6월 27일). 심지어 빚 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급증했고(7월 6일), 증권맨들은 여름 휴가까지 반납한 채 영업에 열중했습니다(8월 4일).

반면 주택시장은 침체를 보였고,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찬밥 신세가 된 반면, 강북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강남·북의 전셋값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7월 5일).

'대선후보 수혜주'널뛰기

◆대선 변수의 희비 쌍곡선

대선은 경제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줄곧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면서 경부대운하 관련 건설주 등 '이명박 수혜주'가 부각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8월 28일). 반면 이회창 수혜주는 출마설이 나돌면서 급등했다가 정작 출마 선언이 있고 난 뒤엔 급락세를 보여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증시 격언을 재확인해 주었습니다(11월 8일).

또 2002년 대선 당시 케이블 방송 시청률이 급상승한 덕분에 호황을 누렸던 홈쇼핑 업체들은 이번에도 대선 효과를 단단히 기대했으나, 미지근한 대선 열기 탓에 별 재미를 못 봤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12월 18일).

◆FTA협상 막전 막후

지난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고 곧이어 한·EU 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관련 에피소드가 블로그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정부 협상팀이 비밀 유지를 위해 해외 현지 취재 기자단의 호텔을 맘대로 바꿔 기자들을 골탕 먹이는가 하면(3월 19일), 협정문이 새나갈까 봐 국회의원들에게 문서 대신 컴퓨터 모니터로만 열람하게 하는 묘안을 짜내기도 했습니다(4월 20일).

한·EU FTA 협상은 골뱅이(수입 골뱅이의 대부분이 EU산), 동물학대(개 도살 금지) 등이 의제로 다뤄지면서 '골뱅이 FTA', '개고기 FTA'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6월 26일, 7월 18일).

또 한글, 영어로만 작성했던 한미 FTA 협정문과 달리 한·EU FTA는 총 24개 언어로 협정문을 작성해야 돼 실무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7월 26일).

삼성그룹은 악몽의 한해

◆불운 겹친 삼성그룹

삼성그룹에게 2007년은 악몽의 해였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정전 사태,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 삼성중공업 선박이 관련된 서해 기름 유출 사고가 잇따라 터졌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은 내년 시무식을 생략하고 당초 연말로 예정했던 임원 인사를 내년으로 미뤘고(12월 26일), 연말 성금기탁과 봉사활동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등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습니다(12월 17일).

◆피 튀기는 맞수 경쟁

라이벌 기업의 신경전은 어느 해보다 날카로웠습니다. GM대우·㈜대우자동차판매 임직원들은 경쟁사인 현대차의 쏘나타 모형을 발로 밟으며 '타도 현대차'를 외쳤습니다(1월 22일). 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 하도급업체 직원이 경쟁사인 KTF의 기지국에 침입해 장비를 훼손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4월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가 항공사 설립, 파리노선 운항권, 수송인원 통계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립했고(11월 28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 전시회에서 서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비방전을 펼쳤습니다(1월 10일).

◆소비 트렌드의 변화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두꺼워지면서 40대의 청바지 소비가 20대와 비슷해졌고(10월 12일), 가난한 신세대 부부가 증가하면서 유아용품 매장의 주 고객이 부모 세대에서 여유자금이 많은 할아버지·할머니 세대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3월 8일). 또 해외 구매 대행 업체의 등장으로 국내에서 미국·유럽 백화점의 할인 상품을 구입하는 쇼핑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았습니다(12월 21일). 또 원화 강세 덕에 해외 여행 비용이 줄어들면서 초호화판 크루즈 여행족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도 화제가 됐습니다(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