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열풍이 다시 게임업계를 휩쓸고 있다. 미국 각 매장에서는 닌텐도의 게임기 '위(Wii)'를 연말 선물로 구하지 못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DSL은 11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2007년 최고의 게임기 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광풍(狂風)'에 가까운 닌텐도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멈추지 않는 닌텐도의 질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위'는 미국 전국 매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오프라인은 물론, 이베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조차 위는 자취를 감췄다.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MDB캐피털 그룹의 제임스 린 연구원은 "공급 부족으로 위가 거둬들이지 못하는 돈이 13억달러(1조 2000여억원)는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닌텐도는 위를 구하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다음 기회에 위를 구매할 수 있는 표(rain check)를 급하게 나눠주기로 했다. 레지 필제메(Reggie Fils-Aime) 미국 닌텐도 사장은 "위가 이렇게 인기를 끌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닌텐도 DSL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월 미국 시장에서 153만대 팔려나갔다. 시간상으로는 5초에 1대꼴로 팔려나간 셈이다. 국내에서도 닌텐도 DSl는 올해 약 80여만대(업계 추정)가 팔려 40만대가 팔린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PSP·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를 압도했다.
◆'재미'와 '건전함' 결합한 단순의 힘
경쟁이 치열한 게임업계에서 닌텐도의 독주는 이례적인 일이다. 위가 출현하기 전까지 게임업계는 '더 장대하고, 더 성능 좋은' 경쟁을 벌이는 데 주력해왔다. 대표적인 기기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이다.
하지만 닌텐도는 이 상식을 뒤집어 성공했다. 조작이 단순하면서 저렴한 게임기를 출시한 것이다. 주력게임은 누구나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교육·운동·퍼즐로 삼았다. 결국 '위' 소비자들은 게임기를 마니아들이나 쓰는 고성능 기구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는 '장난감'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즉, 게임을 하지 않던 층이 부담 없이 위를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닌텐도는 게임 시장과 인구 자체를 대폭 늘려놓았다. 11월 미국 게임시장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2%가 늘었다.
◆소니, MS도 추격
새 시장을 개척한 닌텐도의 기업가치는 1년여 만에 126% 상승했다. 이제는 경쟁업체들도 닌텐도의 전략에 본격적인 추격에 나서고 있다. 소니는 조작을 단순화하고 더 경량화한 PSP를 내놓았으며, PS3 역시 사양을 낮춰 저렴하게 내놓았다. MS 역시 다양한 소비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한국닌텐도 관계자는 "다양한 연령층이 게임을 즐기게 되는 것을 실감하고 있지만, 만족하기는 이르다"며 "게임 인구를 확대하기 위해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Wii), DSL(DS Lite)
둘 다 2006년 발매됐다. 위는 일본 닌텐도사가 내놓은 가정용 게임기.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동작을 감지해 게임에 반영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테니스 게임을 하는 사용자는 직접 스윙을 해서 게임 속의 캐릭터가 공을 치도록 할 수 있다. 또 다른 닌텐도의 게임기 DSL은 휴대용 게임기. 액정 화면이 설치돼 있으며 손에 들고 조작 단추를 눌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두 게임기 모두 타사의 게임기에 비해 조작이 단순하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