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LG로부터 분리된 GS그룹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이미 공개적으로 인수를 진행 중인 현대오일뱅크, 하이마트 외에 아직 매물시장에 나오지 않았지만 대우조선해양도 GS 지주회사인 GS홀딩스가 중심이 돼 검토하고 있으며 GS건설은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GS그룹 허창수(許昌秀·59) 회장은 23일 제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인 업체가 많긴 하지만,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필요할 경우 외국 자본을 싸게 조달할 수 있도록 무디스로부터 적정 신용평가까지 이미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허 회장이 새로 밝힌 인수 대상 업체는 해외 엔지니어링 관련 기업. 허 회장은 "내년 사업보고를 받으면서 GS건설측에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석유화학 분야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 인수를 연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GS그룹이 올해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이집트(18억 달러)·오만(7억 달러) 등 해외플랜트 사업이 대부분이다. 허 회장은 "정유공장 건설을 비롯해 플랜트산업은 우리 회사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M&A를 통해 선두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허 회장은 또 "M&A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존 시설을 적기에 확충해 이익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조원 이상 들어간 GS칼텍스의 2기 고도화 설비(고부가 정제시설)를 비롯해 이미 5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 2~3년 내에 총 투자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 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경제계 현안을 묻는 질문도 답변을 비켜가지 않았다. 허 회장은 '삼성 특검'에 대해서는 "경제문제를 정치쟁점화 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결국 '투명경영'이 기업이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허 회장이 신고 나온 마사이 신발(보행자세 교정 기능성 신발)이 화제가 됐다. 허 회장은 "격식을 따지지 않는 자리에는 마사이 신발을 자주 신는 편"이라며 "내가 먼저 신었는데,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신는다고 더 유명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허 회장은 대개 밤 10시에 취침해 오전 5시면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 신문 읽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중요한 기사는 칼로 오려 바지 뒷주머니에 갖고 다니며 읽거나 임원들에게도 복사해 내려 보냅니다." 허 회장은 "경제 소식 외에는 의학 관련 칼럼을 꾸준히 읽는 편"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고 허준구(許準九)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 2002년부터 LG건설(지금의 GS건설) 회장을 맡고 있으며, 2005년 회사분할을 통해 허씨 일가의 추대를 받아 GS를 대표 경영하고 있다. 허 회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GS 계열사 통합포인트 사업을 시행해, 주유소 마일리지를 모아 홈쇼핑 제품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